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 수 없는 나라’/조재용 뉴욕 특파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알 수 없는 나라’/조재용 뉴욕 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7.04.21 00:00
0 0

북한은 여전히 알기 어려운 나라이다. 18일 상오 10시(현지시간) 미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던 4자회담 공동설명회 후속협의회는 북한측이 본국 훈령대기를 이유로 세차례에 걸쳐 연기를 요청한 끝에 결국 불발로 끝났다. 북한대표단은 회의장에는 나타나지 않은채 한·미 양국대표단에게 전화를 걸어 다음날 새벽 1시에 귀국키로 돼 있던 한국대표단의 출발을 하루 연기해 줄 것을 요청해 왔다. 불쾌하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던 한·미 양국대표단은 결국 이를 받아들여 회의는 19일 상오 10시로 재조정됐다. 이 때문에 한국의 조간신문들은 일제히 오보를 쓰게됐다. 한국과의 시차때문에 예상기사를 미리 써야 했었기 때문이다.당초 북한측은 이날 회의에서 4자회담을 수락하고 예비회담 개최에도 동의할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날 한국의 조간신문들은 물론 CNN방송 등 미국과 일본의 주요 언론들도 회의 연기를 예상치 못한 채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북한은 16일 회의에서 이미 4자회담을 원칙적으로 수락할 의사를 비쳤고 미국과의 사전 막후접촉에서도 한·미양국과 만족할만한 수준의 합의에 이를 수 있다는 뜻을 전했었다. 실제로 미국은 회의후 발표할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환영성명까지 미리 준비해 놓고 있었다.

북한의 이같은 행태는 국제사회의 관행에 비춰볼때 대단히 파행적이라 할 만하다. 훈령을 기다리던 시간, 평양은 새벽이었기 때문에 북한이 내세운 이유도 설득력이 별로 없다. 그들이 회의 막바지에 특유의 버티기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19일 한술 더 뜨고 나섰다. 이날 아침 또다시 회의연기를 요청한 것이다. 고심끝에 한·미 양국은 이 요구를 또한번 받아들여 회의는 21일로 다시 연기됐다. 회의장의 한 미국기자는 94년 핵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렀을때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한마디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