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신문 말라” 여야의원 맞고함 소동도국회 한보국정조사특위는 18일 국회에서 산업은행의 김시형 총재와 이형구 전 총재를 증인으로 출석시켜 한보 특혜대출 문제를 집중추궁했다.
○…야당의원들은 이날 김총재를 상대로 92년 외화대출 승인의 대선 연관성을 비롯해 대출과정의 청와대 개입여부 등을 물고 늘어졌으나 김총재는 『산은의 독자적 판단에 의해 대출이 이뤄진 것』이라는 답변만 되풀이 했다. 이에대해 야당의원들은 산은이 제출한 각종 자료를 제시하며 몰아붙였으나 김총재는 『최근 국회에 자료를 제출하면서 알게됐으나 당시에는 모르는 내용』이라고 일관되게 부인했다.
조순형(국민회의) 의원은 김총재의 부인성 답변에 화가 난 듯 『증인의 그같은 업무자세에 대해 현재 검찰에서 배임죄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을 아느냐』며 『검찰에 가서도 그런 식으로 대답해 보라』고 고함을 질렀다. 하지만 김씨는 『그분을 만날 때는 항상 담당임원을 배석시켰으며 나는 평소 그런 문제에 대해 몸가짐을 조심해 왔다』며 자신의 청렴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두번째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총재는 한보 특혜대출의 물꼬를 튼 것으로 지적되는 92년 12월31일 외화대출 승인문제를 놓고 의원들과 장시간 지루한 줄다리기를 거듭했으나 끝내 「보따리」를 풀지 않았다. 이씨는 시종 상기된 표정으로 『당시 대출은 적법규정에 의해 승인된 것』임을 강조하면서 이른바 대선자금과의 연관성에 대해 『절대 그런 일 없다』고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런대로 평온하게 진행됐던 이날 청문회는 김민석(국민회의) 의원의 질의에서 증인 신문방법을 놓고 여야간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김의원이 92년 외화대출과 대선간 연관성을 추궁하기 위해 김영삼 대통령과 현철씨를 자주 거론하며 이씨를 몰아세우자 이사철 의원 등 여당의원들이 일제히 『유도신문하지 마라』고 고함을 치자, 현경대 위원장은 재빨리 정회를 선포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하오 증인신문이 끝난 뒤 야당측이 요구한 「정보근 한보 회장의 전화통화 사용내역」 자료요구 채택여부를 둘러싸고 30여분동안 논란을 벌였다.
먼저 국민회의 이상수 간사가 『한보사태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정보근씨가 핸드폰으로 통화한 상대방의 전화번호를 파악해야 한다』며 『특위 의결로 자료제출을 요청하자』고 제의했다. 이에 신한국당 박헌기 간사는 『야당측의 요구는 헌법뿐만 아니라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배된다』며 야당측 주장을 반박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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