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달러의 벌금을 낼 방도가 없어 고민하던 뉴트 깅그리치 미 하원의장에게 밥 돌 전 공화당 대통령후보가 전액을 흔쾌히 빌려줘 문제를 해결해줬다.94년 「공화당 혁명」의 쌍두마차로서 상원과 하원을 이끌던 두사람의 우정이 돌의 정계은퇴 후에도 변함없음을 과시한 셈이다.
깅그리치 의장은 올 1월 윤리규정 위반으로 30만달러의 벌금 처분을 받았다. 당초엔 이 벌금을 정치자금으로 낼 요량이었으나 민주당이 강력 반발, 개인돈으로 내야만 사태가 마무리된다고 주장했다.
개인돈으로 내기에는 돈도 충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인인 매리언이 극력 반대해 대부분의 재산이 부인명의로 돼 있는 깅그리치 의장으로선 묘책을 찾지못해 전전긍긍해왔다.
이때 정계를 떠나 광고모델, 토크쇼 출연 등으로 분주히 활동하던 돌은 30만달러를 대겠다고 제의했다.
당초에는 그냥 조건없이 주겠다는 게 돌의 생각이었으나 그렇게 할 경우 민주당이 「정치후원금」색채가 농후하다고 트집잡을 가능성이 있어 빌려주는 형식을 취했다. 대부기간은 8년, 이자율은 연 10%로 정했다.
돌은 정계 은퇴후 돈벌이가 더 나아졌다. 재산이 400만달러 정도인 그는 비자카드 광고모델료로 50만달러를 벌었고 최근엔 워싱턴의 법률회사에 취직, 연봉이 60만달러에 이른다.
돌은 30만달러를 빌려주기로 한 데 대해 『나는 단지 한 사람의 친구를 도와준 게 아니라 당에 대한 장기적 투자를 한 것』이라면서 『공화당이 단합된 모습으로 다음 100년을 향해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평생을 공화당에 바친 대부로서 담담하게 당부했다.
깅그리치 의장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꼭 이 돈을 갚을 것』이라며 돌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워싱턴=홍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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