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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황풍’ 활용 보수이미지 높이기

입력
1997.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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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비서는 동족상잔 죄인 지나친 영웅시 안돼” 언급김종필 자민련총재가 북한 황장엽 노동당비서의 서울행을 앞두고 18일 특별히 기자간담회를 자청, 모처럼 보수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총재는 이날 『황은 동족상잔의 큰 죄를 범한 사람으로 그를 지나치게 영웅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김총재는 또 『망명은 받아들이되 그는 도착 즉시 국민들에게 사죄부터 해야 마땅하며 자신이 알고 있는 북한의 모든 것을 털어놓음으로써 우리가 북한의 실상과 생각을 세밀히 알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총재는 『그는 북쪽의 유일사상을 체계화하고 6·25남침을 이념적으로 뒷받침한 것은 물론 이후 대남공작에도 직·간접적으로 간여해 왔다』며 황비서를 일종의 「전범」으로 취급하는 듯한 언급을 했다.

김총재는 특히 황비서를 2차대전 당시 히틀러 비서로 「나의 투쟁」을 집필하는 등 나치즘을 체계화한 루돌프 헤스에 비유하기도 했다.

헤스는 41년 5월10일 직접 비행기를 몰고 영국에 망명했으나 나치독일의 1급 기밀은 끝내 숨김으로써 구금생활을 하다 46년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서 종신형을 받은 인물.

김총재의 이같은 발언은 황비서가 아직 검증조차 안된 상황에서 그에 대한 환영일색의 분위기를 좌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김총재와 자민련은 「권력 깊숙한 곳에 우리 사람이 있다」는 이른바 「황풍」에 대해 다른 대선주자나 정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장 자유롭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즉 그와 자민련의 보수 이미지를 확실히 해 둠으로써 황비서의 입을 통해 좌지우지될지도 모를 혼란 정국의 주도권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분석이다.<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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