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1, 2위 담배업체들이 결국 3,000억달러의 배상금을 25년에 걸쳐 지불하는 조건으로 22개 주와의 담배전쟁에서 굴복했다. 이는 담배와 건강과의 무관성을 주장하며 버텨오던 담배회사들이 종전의 입장을 바꿔 담배의 해악을 인정한 것으로서 앞으로 담배산업의 향방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배회사들의 주가는 여전히 상승, 이날의 합의조건이 결코 담배회사에 불리하지 않음을 나타냈다. 이는 미국내에서의 소송이 타결됨으로써 추가적인 부담없이 해외시장에서 꾸준히 이익증가를 꾀할 수 있다고 투자자들이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미국 담배시장 점유율 1, 2위 업체인 필립 모리스와 RJR 나비스코사는 앞으로 25년간 3,000억달러를 지불하는 대신 소비자들이 개별적으로 담배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해 달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22개 주의 검찰은 최종통보를 하지 않았지만 양측합의에 의해 그동안 끌어오던 소송이 합의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회사들은 배상금 지급 외에 담배가 중독성을 지닌 마약이라는 연방식품의약국(FDA)의 규정을 인정하고 「말버러 맨」 등 인물사진 광고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했다. 이번 합의가 최종 타결될 경우 미국의 FDA는 「연방 식품의약담배국(FDTA)」으로 개칭할 것으로 보인다.
담배재판이 이처럼 의외로 조속타결 쪽으로 기우는 데는 한국에 라크 체스터필드 L&M 등으로 잘 알려진 리게트그룹이 지난달 20일 담배의 해악과 관련한 비밀서류를 원고측에 건네주는 조건으로 소송을 타결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비밀서류가 원고측에 넘겨져 담배회사들이 더이상 버틸 수가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합의조건은 개인의 소송권을 규제하고 있어 연방의회가 이를 법률로 인정해야 하는데 과연 의회가 이에 동의할 지는 미지수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