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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 이 회장 클린턴 친분 과장”/워싱턴 포스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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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 이 회장 클린턴 친분 과장”/워싱턴 포스트 보도

입력
1997.04.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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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미국 민주당전국위원회(DNC)에 거액의 선거자금을 불법기부한 혐의를 받고 있는 청암아메리카사 미국 현지법인의 이경훈(37·미국명 존 리) 회장은 빌 클린턴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과시, 사기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크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6일 보도했다.이 신문은 미국과 한국측 수사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이씨가 전광뉴스판 제작사인 미국의 아테크사와 합작사업을 위해 클린턴 대통령과의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처럼 위장하려 했다며 보도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이 신문은 지난해 3월 이씨의 사업파티 석상에 전시됐던 클린턴 대통령의 친필 축하메모가 있는 호화화환은 백악관과의 친분관계를 과시하기 위해 이씨가 스스로 보낸 가짜였다고 말했다.

백악관측은 이씨와 아테크사 회장 등이 백악관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10분간 면담한 것은 사실이지만 청암아메리카측이 DNC에 기부한 25만달러는 이미 되돌려 줬을뿐 아니라 클린턴이 이씨에게 화환을 보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이밖에 자신을 김영삼 대통령의 양아들을 사칭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또 청암아메리카의 기부금 출처는 아테크사이며 이씨는 DNC측이 환불한 돈을 아테크사에 돌려주지 않고 착복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왕자에게 빌린 캘리포니아주 베벌리 힐스의 호화주택에서 거주하면서 한국계 접대부들과 가라오케를 곁들인 만찬을 즐겼으며 롤스 로이스, 메르세데스 벤츠 등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니며 실력자로 행세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영어를 거의 못하는 이씨는 또 자신이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떠들고 다녔으나 관련 대학의 명부에는 그런 사실이 등재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이씨가 스스로 밝힌 박사논문 제목은 「죄와 죄책감」이었다고 덧붙였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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