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과학계 인사들 적임자로 강력 천거/정부 “추천 시기상조” 판단… 미·일도 반대정근모 전 과기처장관이 차기 국제원자력기구(IAEA)사무총장이 될 수 있을 것인가. 국내뿐 아니라 외국의 과학계 인사들도 정씨를 사무총장 적임자로 강력히 천거하고 있으나 정부측에서는 국제적인 역학관계를 고려, 사무총장 진출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올 12월부터 임기가 시작되는 제4대 사무총장 후보등록 2차 마감시한은 5월3일이다. 정씨가 IAEA사무총장에 출마할 것이란 소문은 그가 과기처장관에서 물러난 95년 12월부터 나돌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에는 정씨가 IAEA 총회 수석대표로 임명되는 등 사무총장 출마를 위한 대외활동이 차질없이 진행되는듯 했다. 정씨도 당시 『사무총장직은 한번 해볼만한 자리』라고 밝혀 진출의사를 분명히 드러냈었다. 그러나 정부는 정씨를 IAEA사무총장 후보로 선뜻 추천하지 못하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북한과 분단된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사무총장에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정씨의 후보추천을 포기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인이 사무총장이 된다면 북한 핵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할 수 없다는 미국측의 입김도 정부의 판단을 굳히는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아시아에서 원자력과 관련된 주도권을 한국에 빼앗기는 것을 우려, 한국인 사무총장 반대입장을 노골화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만약 정씨가 정부의 추천을 받아 후보로 나선다고 해도 미국과 일본이 꺼리고 있어 두나라의 주도하에 있는 IAEA의 사무총장으로 선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등 국내 과학기술관련 6개 단체는 『차기 사무총장은 개도국 77그룹(G―77) 국가에서 나오는 것으로 약속돼있기 때문에 정씨가 후보추천만 받는다면 사무총장 자리는 따놓은 당상』이라며 건의문을 대통령에게 보내는 등 정부설득작업에 나서고 있다. 뿐만아니라 국제원자력학회협의회 국제원자력한림원 등 4개 국제 원자력관련단체도 정씨를 후보로 지지한다는 공문을 IAEA에 발송하는 등 「정씨 옹립」에 적극적이어서 국제 과학계에서도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IAEA는 11월로 임기가 끝나는 한스 블릭스 사무총장의 후임을 지난달 선출하려했으나 당선자가 없어 14일부터 3주동안 2차로 후보등록을 받아 5월 이사회에서 사무총장을 선출할 계획이다.<선년규 기자>선년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