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주제 철학적 접근/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프랑스에서 최근 「철학 카페」가 번창하고 있다.
시민들이 인생과 세상사에 얽힌 다양한 주제를 철학적으로 논할 수 있는 토론의 장을 정기적으로 개설하고 있는 것이 철학 카페인데 이런 유의 카페가 시민들의 각광을 받아 많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파리 바스티유광장의 「카페 데 파르(등대)」는 대표적인 철학 카페중 하나다. 평소 일반 카페와 다름없이 식음료를 파는 이곳이 매주 일요일에는 시민 토론장으로 바뀐다.
좌석을 차지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찾아온 시민논객들로 자리가 가득 메워지자 사회자가 나타나 손님들에게 돌아가며 의견을 구해 토론 주제를 정한다. 30대 은행원이 제안한 『세상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주제가 채택되고 공무원 교사 공장근로자 대학생, 은퇴한 노인, 동네 주부 등이 열띤 공방전을 벌인다.
이같은 철학 카페가 현재 파리에만 20여개, 프랑스 전체에 약 50여개 있다. 철학 카페가 프랑스에 처음 등장한 것은 92년으로 카페 데 파르가 원조다. 카페 데 파르의 명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1∼2년사이 소르본 광장, 생미셀거리, 포럼 데 알 광장 등 주로 지식층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에 철학 카페가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다. 프랑스어로 카페 필로(cafes―philos)라고 하는 철학 카페에서는 토론의 주제에 제한이 없다. 철학적인 문제에서부터 정치 사회 경제 등 시사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다만 철학적 접근방식을 취할 뿐이다. 사회자는 대부분 철학을 전공한 학자들이 맡고 있다. 철학 카페의 아이디어 창안자로 현재 카페 데 파르에서 매주 일요일 사회를 보고 있는 마르 소테 역시 저명한 철학교수다.
이처럼 철학 카페가 번창하는 것은 프랑스인들이 기본적으로 철학적 사고와 논리를 중시하고 말하기를 좋아하는 성향이 있는데다 개인중심의 사회구조가 심화해 대중과 접촉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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