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씨정씨 부동산자금 회사돈 대여·금융 등 부담 작년말부터 악화▷김종국 피고인◁
―96년말 한보철강의 자금사정이 악화됐다는데 그 이유는 2단계공사가 끝나가는 시기로 일단 자금수요가 많았고 막대한 금융비용의 부담이 너무 큰 상황에서 「제임스한」이라는 재미교포가 한보철강의 부도와 현대인수를 적시한 문서를 제2금융권에 퍼뜨린 때문이라는 데 맞나요.
『예』
―산업은행이 3,000억원의 자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을 한보철강측에서는 약속으로 알고 믿고 있었나요.
『그렇게 기대는 하고 있었습니다』
―그후 자금사정이 악화하자 산업은행측에서 시중은행간 합의여신을 하라고 통보도 했지만 추가자금지원의 약속을 한 것도 알고 있나요.
『예』
―그렇다면 부도가 날 것이라는 예상은 했었나요.
『그렇게 믿고 싶지 않았습니다』
―한보 재정부에서 정씨의 개인세금을 낸 사실이 있나요.
『예』
―일일 자금수지 계획표로 보면 정회장의 개인세금, 사채, 부동산자금 등 사용처를 알 수 있는 돈은 한보상사 대여금으로 처리하고 나머지 사용처가 불분명한 돈은 아산만 공사비로 사용한 것이 맞나요.
『자세한 회계상의 내용은 알지 못합니다』
―정총회장의 개인세금 등 한보상사의 대여금으로 처리한 것은 대여금명목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정회장으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나요.
『예』
―피고인이 추석이나 연말에 1,000만∼2,000만원을 격려금으로 받은 것처럼 임직원의 격려비, 업체선물비, 출장비 등이 모두 회계장부에 포함돼 있나요.
『자세한 회계내용은 모르지만 그럴 것입니다』
―세무조정에 대해 알고 있나요.
『회계에 관해서는 일체 모릅니다』
―피고인은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하고 판단해볼때 정총회장은 철강산업에 심혈을 기울여 한보철강을 제대로 건설하려고 노력한 사람이라고 생각되나요. 아니면 공장건설에는 관심이 없고 개인치부에만 바쁜 사람이라고 생각되나요.
『전자입니다』
―재정부는 한보의 자금계획을 수립하는 기구이지 사용처까지 일일이 확인하고 보고받는 기구는 아니지요.
『예』
▷정재철 피고인◁
―피고인은 권노갑 의원의 동국대 1년 선배로 동창회장직을 맡을때 권의원이 부회장을 맡는 등 지금까지 40여년동안 형동생으로 부를 정도로 가까웠지요.
『예』
―피고인은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정총회장을 처음으로 권의원에게 소개했지요.
『예』
―피고인이 권의원에게 정총회장을 소개하려 할때 권의원이 수서사건의 당사자인 정총회장이라면 안만나겠다고 했다는데.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피고인이 권의원에게 92년 국정감사때 민주당의 한보자료요청 등과 관련, 부탁이나 언급을 한 사실이 있나요.
『없습니다』
―피고인은 정총회장에게 권의원의 최고위원 경선출마에 경제적 후원을 하도록 한 것이 사실 아닌가요.
『그런 취지로 만나게 했습니다』
―피고인은 그 후에도 연말이나 국회의원 총선 등 정치인이 경제적 도움을 필요로 하는 시기에 순수한 뜻에서 권의원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려고 노력한 것이 사실인가요.
『마음속으로 도와주려 했으나 실제 크게 도와주지 못했습니다』
―피고인은 93년 12월께 그와 같은 차원에서 권의원과 정회장의 만남을 주선했나요.
『정총회장이 먼저 만나게 해달라고 해 주선했습니다』
―당시 피고인이 권의원에게 국회에서의 한보와 관련된 어떤 사항을 조금이라도 거론하거나 부탁을 한 사실이 있나요.
『기억 나지 않습니다』
―통상 연말이나 명절이 되면 국회의원, 특히 지역구의원의 경우 지구당운영비, 일반 당직자나 후원자 및 지역구 주민 등에 대한 격려금, 인사장이나 홍보물의 제작비 등 많은 돈이 소요되는 것이 사실이지요.
『예』
―정치후원금 지원차원에서 피고인은 15대 총선을 앞둔 96년 3월께 하얏트호텔에서 권의원과 정회장의 만남을 주선했지요.
『예』
(자술서를 보여주며) 피고인은 그와 관련, 지난 2월11일 검찰에서 자술서를 쓴 사실이 있지요.
『예』
이 자술서는 피고인이 강요나 회유가 아니라 자신의 자연스러운 기억에 따라 기술한 것이 맞나요.
『경황이 없어 기억이 잘 안나지만 스스로 기술한 것 같습니다』
―이 자술서에 따르면 피고인이 먼저 정총회장에게 전화해 권의원과 함께 만나 줄 것을 요청하자 정총회장이 승낙, 하얏트 호텔에서 함께 만나게 된 것이지요. 또 당시 정총회장이 총선자금 명목으로 현금 5천만원이 든 가방 2개를 준비해 놓아 피고인과 권의원이 각각 가방 한개씩 받았지요.
『예』
피고인은 2월11일 검찰의 피의자 신문때 당시 정총회장이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시점이라서 선거를 앞둔 저나 권노갑 의원에게 선거비에 보태쓰라는 취지로 준 것이라고 진술한바 있지요.
『기억은 안나지만 정총회장이 그렇다고 하면 그런 것 같습니다』
―국감 등의 한보문제를 권의원에게 말한 사실은 없지만 당시 피고인이나 권의원이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정회장이 선거자금명목으로 돈을 준 것으로 알았지요.
『3명이 같이 만난적은 없습니다. 권의원은 3월쯤에 만났고 나는 4월초에 만나 (돈을)받았습니다』
―피고인은 96국감이후 권의원에게 비서를 통해 1억원의 돈을 건네주면서 열쇠는 나중에 주었는데 강릉 무장공비침투사건의 국방위 출장감사 때인가요.
『언제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피고인석으로 다가와 96정기국회 국방위 국감일정을 보여주며)피고인은 검찰조사에서 열쇠를 병무청감사나 그 후 산하 출장감사에서 건네주었다고 했는데 언제인가요.
(일정표를 확인한 뒤)『11일 병무청감사때입니다』
―그렇다면 병무청 국감장에서 열쇠를 건넸나요.
『그런걸 어떻게 기억해합니까. 열쇠건네는데 10분이 걸리는 것도 아닌데… 하여간 국감장이었습니다』
―당시 국감장은 이양호 국방장관의 뇌물수수의혹이 국민회의 정동영 의원에 의해 폭로되면서 감사가 끝날때까지 어수선하고 시끄러워 옆자리 의원과 대화도 못나눌 정도였는데 어떻게 열쇠를 건넸나요.
『국감장인지 옆에있는 의원휴게실인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병무청국감 때 줬습니다』
―피고인은 이용남 전 한보철강 사장이 재경위 국민회의 의원에게 한보관련 질의무마를 청탁했다가 거절당했다고 정총회장으로부터 권의원에 대한 알선청탁을 받고 1억원의 돈을 받았지요.
『…』
피고인은 8일 저녁 권의원에게 무마청탁을 하고 밤 10시께 권의원이 보낸 운전기사 겸 비서 문성민에게 1억원이 든 가방을 주었나요.
『…』
―8일 권의원은 시내에 볼일이 있어 피고인과 만난 적이 없고, 비서 문성민도 상가집에 낮부터 9일 새벽 2시까지 있었다는데 어떻게 8일 밤 10시에 문비서에게 돈을 주었다는 건가요.
『날짜는 정확하게 기억 안나지만 8∼10시 사이인 것 같습니다』
―피고인은 검찰자술서와 기소직전 피의자신문에서 자신의 집앞에서 직접 권의원에게 1억원을 전달하고, 정총회장의 질의무마 청탁은 돈을 전하는 자리나 국회에서 했다고 진술하다 공소 제기후에는 돈은 문비서에게 전하고 청탁은 하얏트호텔 로비에서 했다고 왜 번복했나요.
『정총회장이 그렇게 진술했다고 해서 그대로 말한 것입니다』
―4인방 의원으로부터 96년 재경위 국감당시 권의원의 무마부탁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여부를 직접 확인했나요.
『아닙니다』
―피고인은 의원들이 요구했다는 30대 재벌의 여신 및 담보현황은 재경위국감때 의원들이 100여건이상씩 요구하는 자료중의 하나로 의례적으로 요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모릅니다』
―피고인은 검찰에서 나이도 많고 건강도 좋지않아 기억력이 나빠져 권의원 사건에 대해 기억이 잘나지 않는다고 말한 사실이 있지요.
『예』
―권의원은 평소 동료나 선후배 정치인들로 「기억력 권」으로 통할 정도로 기억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듣은 적 없습니다』
―이번 사건도 피고인이나 정총회장의 기억보다 권의원의 기억이 정확하고 진실에 가깝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
―피고인의 진술대로 권의원에게 한보관련 질의무마 부탁을 했더라도 당시 정황상 일반 공무원과 다르게 정치자금을 받을 수 있는 정치인인 권의원의 입장에서는 의례적인 인사말로 생각한 나머지 단순 정치자금이나 후원금으로 생각하고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나요.
『모르겠습니다』
―피고인은 권의원이 96년 후반기 국민회의 경북도 지부당 위원장 및 안동지구당 위원장을 맡아 경비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사실을 신문 등을 통해 알고 있었지요.
『모릅니다』
―그래서 당시 권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경비 등으로 고생이 많겠다는 위로를 한 사실이 있지요.
『그런적 없습니다』
―권의원이나 비서 겸 운전기사인 문성민은 피고인으로부터 96년 12월 6, 7일께 1억원이 든 가방을 받았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피고인의 기억이 잘못된 것일 수도 있나요.
『12월은 모르겠고 돈을 건네준 때는 10월입니다』
―돈을 준 날은 추운 날씨였고 피고인의 집으로 가는 도로에는 살얼음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점은 인정하지 않나요.
『아닙니다』
피고인은 권의원이 2월5일 정총회장으로부터 1억5,000만원을 정치자금 명목으로 받았다는 사실을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이틀 후인 7일 신라호텔 커피숍에서 우연히 권의원을 만난 사실이 있나요.
『잠시 만났을 뿐 얘기는 나누지 못했습니다』
―당시 피고인은 권의원과 악수를 하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과 돈을 받게 된 경위를 밝힌 사실에 대해 잘했다는 취지의 태도를 취하지 않았나요.
『그런 적 없습니다』
당시 피고인이 앉아있던 좌석 가까이에 민관식 전 국회부의장 내외와 아들, 정대철 전 의원, 김한길 의원 부부 등이 앉아 있었고 민씨도 권의원이 들어오는 것을 보자 기자회견을 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칭찬했다는데 듣지 않았나요.
『커피숍에 아는 사람이 너무 많아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당시 피고인이나 권의원은 피고인이 권의원에게 전한 1억원에 대해 언급이나 걱정을 토로한 사실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지요.
『예』
피고인이 그같은 태도를 취한 것은 그 돈이 법률상 문제가 안될 것 같은 생각에서 였지요.
『예』
피고인은 3, 4공 당시 집권당인 공화당 재정위원장이던 김성곤 의원이 여야를 막론하고 고대 동문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을 마련해 주고 조병옥 박사도 1공때 여당 실세인 이기붕씨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아썼다는 사실을 알지요.
『그 당시 정치상황으로는 그랬습니다』
그런 사례는 지금도 일부 여야 중진의원 사이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지요.
『…』<정리=홍덕기·이태규·이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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