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봄이 오려면 꽃샘추위 있는법”신한국당 김덕룡 의원은 괴롭다. 김의원은 줄곧 결백을 주장했으나 검찰조사에서 측근인 이두용 서울사회문화장학재단 이사가 5,000만원을 수수한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14일 개인사무실인 덕린재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때에도 김의원은 시종 고통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의 자금수수를 비난하자니 측근을 매장하는 셈이 되고, 가만히 있자니 자신의 5,000만원 수수가 기정사실로 굳어질 판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었다.
김의원은 자신의 정치적 진로를 놓고 무척 고심하는 눈치다. 그는 회견에서 『주변을 깨끗하게 관리하지 못한 책임은 저에게 있다. 그 책임을 통감하고 저 자신을 가다듬는데 더욱 정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특히 경선출마여부에 대해 『대권은 하늘이 결정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늘의 뜻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중이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또 『국민의 생각, 동지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진인사 대천명하겠다』고 말했다.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는 말이 경선도전일 수도 있고, 그 뜻을 접는 것일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그가 경선도전 의사를 포기하는 듯한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그가 『봄이 오려면 꽃샘추위도 있고, 살얼음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듯, 오히려 더욱 경선도전의 의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김의원의 측근들은 『주변의 불찰만으로 뜻을 포기하기에는 그동안 너무 많은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측근들은 『김의원은 오래전에 정태수리스트라는 이름아래 자신과 가까운 인사들의 명단이 흘러나온데 대해 의구심을 지우지 않고 있다. 한보사태의 본질은 대출외압의 실체를 밝히는 것 아니냐』고 여권 핵심부를 향해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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