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 ‘현철 커넥션’ 캐기 총력전에/정보근씨 “만남 한번뿐” 버티기 일관14일 열린 「정보근 청문회」의 핵심은 김현철씨와 정씨의 관계 밝히기였다. 국조특위위원들이 가장 많은 질의시간을 할애한 부분도 이 대목이었다. 위원들은 공격가능한 모든 각도에서 정씨를 겨눴다. 그중에서도 김현철씨의 당진제철소 방문, 정씨가 회원으로 있는 경영연구회의 현철씨 관련여부, 박태중씨 등 현철씨 측근과 정씨의 관계, 현철씨와 정씨의 접근경로 등이 주 메뉴였다. 야당의원들은 특히 정태수씨와 김영삼 대통령, 정보근씨와 김현철씨의 「부자 커넥션」을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김현철씨의 경영연구회 관여 여부는 현철씨가 정씨는 물론 재벌 2세들과 광범위하게 접촉했다는 「증거」가 되는 만큼 질문이 집요했다. 해외유학경험이 있는 재벌 2세 100여명으로 구성된 경영연구회에는 정씨 이외에도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최승진 우성 회장 등이 참여하고 있는데, 여기에 현철씨가 초청형식으로 수시로 참석했다는 것이 야당특위위원들의 주장이었다. 정씨는 그러나 『경영연구회에서 현철씨를 본적이 전혀 없다』면서 현철씨의 경영연구회 관여 자체를 부인했다.
현철씨의 당진제철소 방문에 대해선 당시 청와대 경호팀의 부탁으로 경호를 맡은 당진경찰서 경찰관의 「진술」을 확보했다는 국민회의 이상수 의원과 당진제철소에서 현철씨를 봤다는 현지관계자들의 「증언」을 채증했다는 자민련 이양희 의원이 가장 집중적으로 따졌다. 국민회의 이의원은 『당진을 두번 방문해 경호를 한 경찰관의 증언을 직접 들었다』며 정씨를 추궁했고, 자민련 이의원은 『김한곤 전 충남지사가 지난해 6월17일 당진제철소를 방문한 현철씨를 영접했고, 정보근씨가 직접 안내를 했으며, 제철소 인근 노송가든에서 함께 어울려 저녁식사를 했다고 여러 사람들이 증언했다』면서 답변을 채근했다. 정씨는 그러나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전면부인했다.
박태중씨 등 현철씨 측근과 정씨의 관계에 대해선 여러가지 설과 정황이 제시됐다. 정씨는 앞서와 마찬가지로 현철씨의 최측근인 박씨와 정씨가 같은 호텔의 헬스클럽 회원이란 사실, 현철씨의 오른팔 역할을 했던 김기섭 전 안기부운영차장이 정씨 등 경영연구회에 참여하는 「황태자그룹」을 관리했는지 여부, 김우석 전 내무장관의 비서관인 김욱기씨와 정씨 및 박씨의 친분관계 등에 대해 모두 부인으로 일관했다.
정씨가 현철씨와의 관계에서 유일하게 인정한 것은 현철씨를 직접 만난 부분이었다. 정씨는 『94년 11월 롯데호텔 중식당에서 청와대 민정비서실에 근무하는 비서관 소개로 현철씨를 딱 한번 만났다』고 말했는데, 나중에 이 비서관이 현철씨의 경복고 선배인 오세천씨임을 확인했다. 정씨는 그러나 현철씨가 검찰에서 정씨를 두번 만났다고 진술했음을 들어 『거짓증언』이라고 추궁했음에도 『한번밖에 만난 적이 없다』고 버텼다.
이날 청문회는 정보근씨의 잡아떼기와 버티기를 특위위원들이 이겨내지 못해 오히려 그와 김현철씨가 「관계가 없음」을 부각하는 셈이 돼버렸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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