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국내각관련 주목 ‘정치 9단’이스라엘에서 구체화하고 있는 거국내각 구성과 관련해 시몬 페레스(74) 전 총리의 역할이 다시금 주목되고 있다.
즉 「정치 9단」인 그의 경륜이 벤야민 네탄야후 총리 정부의 실정으로 야기된 국란의 위기를 돌파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제1야당인 노동당이 16일 중앙위를 개최, 네탄야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과의 거국내각 참여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페레스 노동당 당수와 네탄야후 총리는 지난주 비밀리에 만나 거국내각 구성에 대해 깊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좌파를 대변하는 노동당이나 우파 리쿠드당, 어느 한쪽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던 이스라엘 정치 행태상 거국내각 구성은 새삼스런 일이 아니다.
레바논사태로 경제 불황이 심화하던 86년에도 야당인 노동당의 페레스 당수를 총리로 한 「좌우합작」내각이 구성되기도 했다. 네탄야후 총리의 현 정권도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5월 총선에서 크네셋(의회)의 전체 의석(120석) 가운데 노동당은 34석을 확보한 반면 리쿠드당은 이보다 적은 31석에 그쳤다. 샤스(10석)와 바알리야(7석) 등 중도정당과 극우 군소종교당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우파연정이 가까스로 구성됐지만 7개 정파간의 이해 다툼으로 출범초부터 거국내각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팔레스타인과의 관계 등의 난국과 관련, 네탄야후 총리는 일부 연정구성원들의 행태가 자신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노골적으로 비난한 바 있다. 따라서 「중동평화의 설계사」인 페레스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거국내각이 구성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자리를 잃게 될 연정내 종교정당들의 반발뿐만 아니라 노동당내 거부감도 만만치 않다.
6월 예비선거에서 페레스 후임 당수직을 노리는 에후드 바라크 전 외무장관과 요시 베일린 전 정무장관은 『거국내각은 「어차피 쓰러질」 네탄야후와 페레스 두사람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수』로 치부한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자치정부(PNA)는 교착상태에 빠진 평화협상을 되살리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적극 환영하고 있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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