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발’ 내밀다 조사후 ‘어물쩍’/김덕룡·김상현·김용환·박성범 의원 등/“결백” 주장 등등하던 기세가 변명으로「일단은 오리발, 검찰조사를 마치면 변명」
「정태수리스트」에 올라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정치인들이 요즘 검찰에 출두하기 전과 소환이후 말을 180도 바꾸는 이중적 태도를 일컫는 말이다. 일부인사는 검찰조사를 마친 뒤 반성하는 빛은 커녕 심지어 웃는 모습까지 보여 후안무치 정치인들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연루 정치인들은 대부분 검찰에 출두하기 전 한결같이 『한보로부터 어떤 돈도 받지 않았다. 검찰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결백을 주장했었다. 일부의원들은 정치자금수수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를 제소하겠다고 큰 소리를 쳤으나 검찰조사결과, 겉다르고 속다른 정치인으로 입증됐다.
김덕룡(신한국) 의원은 정치자금 수수사실이 잇따라 보도되자, 『30여년간 정도를 걸어왔다고 자부하는 나의 명예와 정치생명에 심대한 타격을 미치려는 불순한 의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음모설」을 제기하며 강한 반발을 보였다. 김의원은 13일 새벽 검찰조사를 받고 나와 『검찰에서 그 누구로부터도 돈을 받지 않은 사실이 확인돼 모든 의혹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해 2월 한 측근이 김종국 전 한보재정본부장으로부터 007가방에 든 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상현(국민회의) 의원은 정치자금 수수설에 대해 『한보의 정태수 회장의 얼굴도 모른다. 나의 이름을 보도했던 언론사에 대해 30년 정치생활중 처음으로 법적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검찰청사에 들어가기 직전 『내가 언제 한보로부터 돈을 받지 않았다고 말했느냐, 정태수로부터 돈을 안받았다고 했지』라며 슬쩍 말을 바꾸었다. 그는 검찰조사에서 이용남 전 한보철강 사장으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김용환(자민련) 의원은 검찰출두전후 『돈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 『오해가 많아 충분히 소명했다』며 정치자금 수수사실을 부인했지만 당사에 돌아와 『박승규 한보문화재단 이사장으로부터 당보 광고비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았다』고 말을 바꾸었다.
박종웅(신한국) 의원과 박성범(신한국) 의원도 정치자금 수수사실을 전면 부인하다가 검찰조사를 마친 뒤 수수사실을 시인했다. 두 박의원은 검찰조사를 마친 뒤 『나중에 검찰이 밝힐 것이다』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보라』며 모두 겉과 속다른 모습을 보여 주었다. 이중재(민주당) 의원은 검찰출두 직전 『아내의 치료비로 1,00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지만 검찰조사결과 이용남씨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나오연(신한국) 의원은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끝까지 부인하고 있다.
이에앞서 구속 수감된 홍인길(신한국) 의원은 지난 2월 『모두 작문이고 사실 무근이다. 나는 불면 날아가는 깃털에 불과하다. 검찰에서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큰소리쳤으나 며칠뒤 검찰에 구속됐다. 정재철(신한국) 의원은 검찰출두 직전까지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태연히 고위당직자회의에 참석, 동료의원들조차 아연실색하게 했다.
권노갑(국민회의) 의원은 정치자금수수설이 보도되자 『정총회장으로부터 1억5,000만∼1억6,000만원을 대가없이 받았다』고 시인했으나 정재철 의원으로부터 1억원을 받은 사실을 숨겼다가 들통이 났다. 황병태(신한국) 의원과 김우석 전 내무장관도 강력히 잡아떼다가 사실로 들통났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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