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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비웃다 질책받기도(청문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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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비웃다 질책받기도(청문회 현장)

입력
1997.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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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씨 변호사와 답변 수시 상의/“모른다” 했다 조언받고 “죄송”국회 한보국조특위는 14일 서울구치소에서 영등포구치소에 구속수감중인 정보근 한보 회장을 증인으로 불러 조사활동을 계속했다. 여야의원들은 정회장과 홍인길 의원 및 김현철씨와의 관계를 규명키위해 주력했지만 정회장은 일관되게 부인했다.

○…정회장은 처음부터 『모른다』로 일관했다. 정회장은 이상만(자민련) 의원이 한보자금의 조성경위를 묻자 『자금담당자가 아니어서 전혀 모른다』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했다. 그는 김문수(신한국) 의원이 한보철강의 실제 투자규모인 3조8,000억원과 대출금 총액사이의 차액이 비자금으로 조성된 것이 아니냐고 묻자 『모른다』고 답변했다가 배석한 정태류 변호사의 언질을 받고는 『죄송하다』고 다시 말하기도 했다.

정회장의 「모른다」답변이 계속되자 박주천(신한국) 의원은 『젊은 사람이 아버지보다 더 하다』 『자물통 입인 아버지의 복사판』이라고 힐난했다.

정회장은 애매한 질의에 대해선 정변호사와 일일이 상의했다. 그는 질의에 답하기가 어려우면 『죄송합니다. 잠깐만…』이라고 말한뒤 정변호사에게 고개를 돌려 상의한뒤 『변호사가 말하는데…』라고 말하면서 답변에 응하기도 했다.

정회장은 청문회전에는 초조한 기색이었으나 청문회가 진행되면서 다소 여유를 찾은 듯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일부 질의에 대해서는 「가소롭다」는듯 웃기도해 의원들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했다.

정회장은 「머슴론」을 거론하며 아버지 정태수 회장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자식한테는 자애로운 분이었고, 사업가로선 아직도 이 세상 누구보다 존경하는 분』이라며 『직원들을 머슴이라고 한 것은 평소 아버지가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했기 때문일 것』이라며 옹호했다.

○…여야의원들은 상오 및 하오 청문회 시작 30분전 각당별로 모여 대책회의를 갖고 주신문자와 보조신문자를 정한뒤 신문사항을 주제별로 나누는 등 효율적 신문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의원들은 뾰족한 방법을 찾지못한채 『열심히 하자』는 각오만 다지고 회의를 마쳤다.

신한국당의 한 의원은 『한보사건의 주범인 정태수씨마저 입을 열지않은 상태에서 종범인 정회장이 적극적으로 답변할리가 만무한 것 아니냐』며 신문에 임하는 의원들의 애로점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한편 특위위원직 사퇴의사를 표명했던 신한국당의 이신범·김재천 의원은 신한국당 특위위원들의 집요한 참석요구에도 불구하고 이날 청문회에도 불참했다.

신한국당 이사철 의원은 『두 의원을 설득해 오늘부터 청문회에 나와달라고 간곡히 요청했으나 이들이 완강하게 버티고 있다』면서 『특히 김의원은 사퇴의사 표명후 일절 연락이 두절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권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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