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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음모론은 말도안된다”/충격 정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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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음모론은 말도안된다”/충격 정리스트

입력
1997.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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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로 불거졌을뿐… 예상못한 사태”/YS직계세력 분열·이반조짐 큰 우려김영삼 대통령은 정치권을 대혼란 상태로 몰아가고 있는 「정태수 리스트」나 한보 청문회 등에 대해 공식적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매일 김용태 비서실장과 강인섭 정무수석, 문종수 민정수석 등 관련 참모들로 부터 검찰의 수사상황 등을 보고 받고 있으나 12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도, 이날 밤 김실장의 집들이에서도 이에 대해서는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거물급 정치인들이 줄줄이 검찰에 불려가면서 정치권에 팽배하는 위기감이나, 평생 동지들인 민주계의 분노에 가까운 배신감에 대해 깊은 인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김대통령은 민주계가 「음모설」을 제기하며 자신을 원망한다는 사실도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김기수 대통령 수행실장이 김덕룡 의원을 만나 『검찰수사가 유독 민주계만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집단 반발 움직임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한 것도 김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용암처럼 들끓는 정치권을 지켜보면서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은 이번 사태가 그야말로 「의외의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청문회 과정에서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여론도 들끓어 정태수 리스트가 공개된 것이지 전혀 의도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분명히 말해 구체적 시나리오에 따라, 적절한 시점을 택해 「정태수 리스트」를 공개하고 수사를 끌고가는 것이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섣불리 개입하고 언급할 수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치권이 리스트 공개를 강하게 요구했지 않느냐』며 『공멸할 것이 불보듯 뻔한데도 마구 공세를 펼치고서 이제 와서 음모로 몰고가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말했다. 정치권 인사들이 서로 금권정치 풍토에 대한 공동책임론을 주장하다가 막상 자신에게 불통이 튀자 일방적으로 청와대 음모를 공격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이러한 「의외의 상황」을 이른 시일내에 마무리 하고 5월부터는 경선 준비에 주력하는 등 국면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이번 검찰 수사는 사법처리를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하지만 청와대는 「정태수 리스트」의 공개가 민주계를 중심으로 한 김대통령 직계세력의 분열과 이반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무척 우려하고 있다. 홍인길 의원과 김우석 전 내무장관의 구속에 이어 중진들이 잇달아 큰 상처를 입게 되자 민주계 내부에서 김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의심과 불만이 널리 퍼진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민주계 인사는 『김대통령도 예상하지 못한 사태라고 하지만 상당수 민주계, 신민주계 의원들의 마음이 대통령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점을 잘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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