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털 홍씨 상대 “혹시나” 추궁에 대답은 “역시나”12일 신한국당 홍인길 의원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청문회에서는 한보사태 배후 및 특혜외압의 실체를 밝히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야당 의원들은 배후실체가 홍의원 보다 윗선임을 입증하려했고 홍의원은 자신이 외압을 행사한 사실은 인정을 하면서도 더이상의 배후는 없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요컨대 야당의원들은 홍의원이야말로 「깃털」에 불과하고 진짜 「몸통」은 따로 있다고 몰아붙인 반면 정작 「깃털론」을 처음 제시했던 홍의원은 자신이 바로 「몸통」임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대출외압과 관련, 홍의원은 『대출압력이라기 보다는 제일은행장과 외환은행장에게 한 두차례 전화 한 적이 있으며 한이헌 이석채 당시 청와대경제수석들에게 관심을 두어 달라고 부탁한 적은 있다』고 말해 실제로 영향력을 행사했음을 시인했다. 하지만 그는 이같은 행동들이 경솔한 개인판단이었음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여러차례 『죄송하다』 『깊이 반성한다』는 말로 모든 짐을 혼자 짊어지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 조순형 자민련 이인구 의원은 『증인의 상관은 대통령이고 은행장들은 청와대에서 전화가 오면 대통령의 의사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인구 의원은 특히 『정태수씨가 증인을 가리켜 「하늘」이라고 했는데 하늘위에 해가 있듯이 몸통은 따로 있고 증인은 심부름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며 『몸통은 김영삼 대통령인가, 김현철씨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회의 이상수 김경재 자민련 이양희 의원도 『청와대경제수석들이 단순히 동료인 증인의 부탁에 따라 수천억원의 대출압력을 넣었다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며 『한보철강은 국책사업으로서 수조원의 특혜대출배경에는 분명히 그보다 윗선의 작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신한국당 김학원 의원 역시 『자신을 깃털이라고 했는데 몸통은 누구냐』라고 물었고 같은당 이국헌 김문수 의원도 비슷한 질문을 던졌지만 요구하는 답변의 방향은 야당의원들의 그것과는 정반대였다.
야당의원들은 이밖에도 홍의원과 김대통령, 김현철씨와의 관계 등을 토대로 92년 대선자금과 현철씨에 대한 자금지원 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캐려했으나 홍의원은 이를 모두 부인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현철이가 뭘…”/홍씨 “모른다”“문제없었다” 부인·싸안기 일관
12일 국회 한보특위 청문회에서 한보대출외압의 「몸통」여부와 함께 제기된 또다른 주요쟁점은 김현철씨 의혹이다. 증언대에 선 홍인길(신한국당) 의원이 김영삼 대통령의 최측근중 한사람으로 김현철씨 주변을 누구보다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의원들이 집중적으로 제기한 김현철씨 관련 의혹의 골자는 크게 세 가지. 먼저 이권개입. 김학원(신한국당) 김경재(국민회의) 이인구(자민련) 의원 등은 한결같이 『현철씨가 민방선정 등 이권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알고있느냐』고 캐물었다.
두번째는 국정개입여부. 조순형(국민회의) 의원은 『현철씨가 청와대민정비서관에 자신의 측근을 추천, 국무위원 등의 인사에 개입했다는데 현철씨로부터 어떤 인사를 추천받은 일이 있느냐』고 추궁했다.
다음으로는 한보연루가능성. 『증인(홍의원)이 한보로부터 받은 돈을 현철씨의 사조직관리자금으로 주었다는데 맞느냐』(이국헌 신한국당의원) 『증인과 현철씨의 평소 관계로 보면 증인이 한보에서 받은 자금을 현철씨에게 줄 수도 있는 것 아니냐』(이규정 민주당의원)는 물음이었다.
그러나 의원들의 탐색은 『유감이지만 나는 아는게 없다』는 홍의원의 말 한마디에 모두가 무위로 돌아갔다. 홍의원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적어도 내가 청와대 총무수석으로 있을 때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인사와 관련해 어떤 추천도 받은 일 없다』 『국가라는 거대조직을 한 사람이 어떻게 한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현철씨 사조직에 대한 자금지원설에 대해서는 『(사조직은)남의 일이라 나는 모른다』 『나에게 위증을 강요하지 마라』는 말로 비켜 나갔다.
홍의원은 특히 민방선정의혹에 대해서는 『민방선정위에 시민단체까지 들어갔었으며 언론도 선정결과의 공정성을 평가했던 것으로 안다』며 적극적으로 현철씨를 감쌌다.
의원들은 홍의원이 계속 핵심에서 벗어나자 친척(김대통령의 외가 6촌동생)어른으로서의 「훈육책임」까지 거론했으나 홍의원은 「오불관언」으로 일관했다.<신효섭 기자>신효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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