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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 「NBA카드」 투기/미 잡지 고시가따라 주식처럼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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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들 「NBA카드」 투기/미 잡지 고시가따라 주식처럼 거래

입력
1997.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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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선수 최고 수십만원 호가/뒷골목 「장외시장」 현금매매도마이클 조던 등 미국 프로농구 선수들의 사진, 사인 등이 표시된 「NBA카드」가 초·중등학생 등 청소년의 사행심을 부추기고 있다. 프로농구가 붐을 이루면서 급속히 번지기 시작한 NBA카드가 10대들의 투기수단으로 변질됐다.

NBA카드는 미국프로농구협회(NBA)가 장외수입을 노려 대행업체를 통해 발행하는 일종의 수장품으로 선수들의 게임장면과 사인, 일련번호 등이 수록돼 있다. NBA카드는 95년말부터 국내에 선을 보이기 시작, 현재 「스카이박스」 「어퍼덱」 「울트라」 「파이니스트」 등 7, 8종이 수입·판매되고 있다. 또 2백∼3백여개의 NBA카드 전문점이 학교 주변에 성업중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반 도박용카드 크기의 NBA카드는 대개 10∼12장이 들어있는 한 묶음이 선수 인지도, 제작 방법, 장식물 내용 등에 따라 1천∼9천원에 팔리고 있다.

문제는 NBA 공식 월간지 「베킷」지가 매월 발표하는 NBA카드 고시가격에 따라 청소년들이 주식처럼 카드를 거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격은 선수 성적, 카드의 희소성, 인기도 등에 따라 등락을 거듭한다.

청소년들은 학교 주변 카드전문점에서 카드 한 묶음을 구입, 「베킷」지를 복사해 돌려보며 가격상승 여부를 확인한 뒤 증권거래소격인 카드전문점에 판매희망가격을 적어 판매를 의뢰하고 있다. 다른 학생들이 매도자의 카드를 구입하면 거래는 성사된다. 그러나 카드전문점들은 거래차액을 현금 대신 다른 NBA카드나 프로농구 관련 물품으로 보상해 주며 수수료를 챙기기 때문에 일부 청소년들은 뒷골목 「장외거래」를 통해 현금으로 매매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Y중 부근에서 카드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40)씨는 『올랜도 매직팀의 「앤퍼니 하더웨이」 등 유명 신인선수의 카드는 월 8백원씩 폭등하는 등 최고 수십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성인 마니아들은 미국 「파이니스트」사가 발행한 마이클 조던의 스페셜카드 5장중 국내에 유입된 한 장을 놓고 치열한 구입경쟁을 벌여 이 카드는 7백2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J중 2년 박모(15)군은 『한달 용돈 3만원중 반 정도를 NBA카드 구입에 사용한다』며 『최근 3천원에 산 디트로이트 피스톨스 팀 「그랜트 힐」의 카드가격이 30여만원까지 올라 강남에서 카드를 수집하는 고등학생 형에게 32만원에 팔았다』고 말했다. 서울YMCA 청소년사업부 최소영(29) 팀장은 『NBA카드 거래는 청소년들의 우정을 돈이 결부된 거래관계로 변질시킬 위험이 크다』며 『학생들이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교사 학부모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홍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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