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도 참세계 알리는데 보람”삭발을 한채, 소설이라는 힘든 수련의 길을 걷고 있는 소설가 송기원(50)씨가 범상치 않은 새 장편소설 「청산」(창작과비평간)을 발표했다. 작가가 7년째 몰입하고 있는 국선도와 그 창시자 청산거사의 수련기를 그린 실명소설이다.
95년 「인도로 간 예수」에서 구도를 통한 인간 구원의 문제를 거론했던 송씨는 「청산」에서 선도의 세계를 더욱 본격적으로 파고 든다. 그는 스스로 『평생을 저자거리의 더러운 진흙탕에 파묻혀 살아온 나로서는 가히 파천황의 변화가 아닐 수 없다』고 털어놓는다.
해직교사 유시백은 도를 찾아 계룡산에서 3년간 움막생활을 하다가 누군가의 목소리를 따라 태백산 줄기를 헤맨다. 태백역에서 우연히 봉두난발의 사내를 만나는데 그가 바로 금강체를 이룬 청산임을 알게된다. 금강체란 물 속에서 숨을 쉬지않고 한두시간을 보내거나, 벌거벗고 불에 뛰어들어도 아무렇지도 않은 경지이다. 유시백은 청산거사의 수련과정을 기록으로 남긴다.
동자 고한영(청산)은 산으로 들어가 생식을 하며 수련 과정을 밟는다. 스승 청운도사로부터 정을 단련해 기로 변화시키는 정각도와 통기법 등을 연마한 청산은 호랑이와 싸워 이기고, 절구통만한 돌을 들고 나는 듯 산을 오르기도 한다.
소설은 각 장마다 청산거사의 수련법을 입시 참고서의 해법 요약처럼 첨부하고 있다. 단순히 재미로 읽는 소설보다는 작품을 통해 국선도를 널리 알려야겠다는 작가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송기원씨는 문학의 대의 앞에서 스스로의 모습과 생각을 과감하게 발가벗기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너에게 가마 나에게 오라」(94년)에서는 부끄러운 사건의 연속이었던 자신의 성장과정과 열패한 자의식을 숨김없이 내비쳤었다. 「청산」에서 읽을 수 있는 국선도에 대한 몰입과 애정도 또한 현재 작가의 발가벗은 솔직한 모습인 듯하다.
송기원씨는 『국선도를 수련하는 나에게 있어서 청산은 그림자도 밟으면 안되는 스승이자 높은 위치에 있는 어려운 이다. 그런 청산을 나의 위치에까지 끌어내려 소설을 쓰게 된 이유는 흔히 도나 국선도 같은 수행법에 대해 사람들이 너무 모르고 미신시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미신적인 인식을 어느 정도나마 지울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보람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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