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을 주목하라「여성의 눈으로 세계를 보자」는 제1회 서울여성영화제(WFFIS)가 11일 서울 동숭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린다. 17일까지 계속될 이 페미니즘 영화제에는 미국 독일 호주 인도 등 13개국에서 29편의 작품이 5개 분야(새로운 물결, 아·태영화, 한국영화, 쟁점, 딥 포커스)로 나눠 상영된다. 모두 여성들의 삶을 다룬 것들로 아직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거나, 호평을 받았던 귀중한 필름들이다. 영화제 프로그램 디렉터인 김소영 영상원 교수는 『이번 작품들이 여성과 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교수는 특히 아래 8개의 작품은 놓치지 말고 꼭 보기를 권했다. 문의(02)762― 6038, 6048.
▲미망인
개막작품. 한국 최초 여성감독인 백남옥(74)씨는 55년 이 16㎜ 흑백장편영화 한 편을 만들고 영화계를 떠났다. 한국전쟁 직후 급증한 미망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어린 딸과 살아가는 신(이민자)의 경제적 문제와 성적 갈등을 단아하고 절실하게 표현했다. 11일 하오 7시, 15일 하오 3시.
▲친구들
인종과 계층이 달라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가는 세 여성의 우정과 갈등을 다룬 영국영화. 감독 일레인 프록터. 「내 책상 위의 천사」의 케리 폭스가 치열하고 섬세한 연기로 만델라 이전의 남아공 사회문제를 형상화한다. 강렬한 햇살과 그 밝음을 가리는 인종차별이란 어둠의 대조를 유년기의 기억과 결합시켰다. 13일 하오 7시, 17일 하오 1시.
▲불꽃 속에서 태어나서
미국에서 만들어진 최고 페미니즘 영화중 하나. 리지 보든 감독의 83년 작품. 여성들 사이에서 여성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를 극명하게 드러내면서 강력한 처방까지 제시한다. 극영화와 다큐멘터리를 섞은 솜씨나 강한 비트의 음악을 사용, 힘을 준 연출이 탁월하다. 12일 하오 5시, 15일 하오 7시.
▲두 친구
단정한 머리에 사립고를 다니는 루이즈와 그와는 너무나 다른 세계에 살고있는 인디언 헤어스타일의 켈리. 15세 소녀인 둘의 우정을 10개월에 걸쳐 5개의 에피소드로 진솔하고 섬세하게 보여준다. 「피아노」의 제인 캠피온의 86년 작품. 11일 상오 11시.
▲어느 여대생의 고백
신상옥 감독의 58년 흑백영화. 멜로드라마가 여성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눈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킨다. 가난 속에서 변호사로 성공한 주인공(최은희). 살인죄로 기소된 여성을 위한 그의 최후 변론은 매매춘을 제외하고는 여성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길이 없는 사회의 모순을 비판한다. 15일 상오 11시.
▲어둠 속의 비명
제인 캠피온이 여성감독으로 호주상업영화의 얼굴이라면, 트레이시 모팟은 독립영화의 스타다. 그는 호주 원주민인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다루면서 백인여성 중심의 페미니즘에 비판을 제기한다. 이미지와 사운드의 실험이 흥미롭다. 12일 상오 11시, 14일 하오 7시.
▲가혜,여자 아이지요
지난해 일본의 이데즈미 마코가 만든 페미니즘 영화. 미술대학 동기동창인 부부. 아내 가혜는 『여자니까 남자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일을 잃어간다. 그러나 창조에 대한 열망을 아이를 낳는 것으로 대신하라는 주위의 충고를 무시하고 결국 자신의 길을 택한다. 14일 상오 11시, 16일 하오 5시.
▲독일,창백한 어머니
어머니와 따뜻하면서도 서러운 관계를 가졌던 사람들을 울리는 79년 독일영화. 아버지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면서 모녀는 여자들만의 가정을 꾸민다. 그러나 전쟁으로 육체와 정신이 파괴된 아버지가 돌아오면서 가족들은 심한 혼란을 겪는다. 어머니가 딸에게 동화를 들려주며 폐허를 걷는 장면,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딸이 외치는 장면은 마음 속에 오래 남는다. 감독 헬마 산더 브람스. 11일 하오 1시, 13일 하오 9시.<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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