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상사에 1조3천억 유입/본보,검찰 수사기록 단독입수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은 월 한차례씩 계열사 회계부서장회의를 소집, 계열사가 자신의 개인회사인 한보상사에 대여금 형식으로 돈을 입금토록 지시하는 등 정기적이고 조직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온 사실이 본보가 8일 단독입수한 검찰 수사기록에서 밝혀졌다. 한보상사는 이같은 수법으로 95년 한해동안에 무려 1조3천1백81억원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총회장이 7일 국회 청문회에서 『은행 등에서 차입한 자금을 모두 당진제철소 건설현장에 투입했다』고 한 증언이 근거없는 것임을 증명한다.
한보그룹은 특히 이같은 한보그룹 계열사간의 채권·채무 정리 및 한보상사 대여금 처리를 위해 93년부터 「채권·채무관리팀」을 운영해 온 사실도 드러났다.
한보상사 회계부 채성수 과장은 검찰에서 『95년 한보상사의 결산보고서에만 계열사에서 한보상사에 대여금 형식으로 지급해 정씨에게 넘겨진 금액이 1조3천1백81억원에 달했다』며 『이중 1천7백34억원이 회수되지 않았다』고 진술, 이 돈이 정·관·재계의 로비활동에 사용된 비자금임을 시사했다.
정일기 한보철강 사장도 『정총회장이 채권·채무관리팀을 운영해 94년 1백8억원, 95년 2백억원, 96년 2백60억원을 (주)한보에서 아산만공사비로 위장해 현금으로 인출, 한보상사의 대여금으로 변칙처리해 유용했다』고 진술했었다. 정사장은 또 『그룹재정본부가 회계부서장회의의 조정을 통해 한보철강의 어음·수표발행까지 관장하는 바람에 자금결제에 관여하지도 못했으며 (주)한보가 한보철강 어음을 발행하는 일도 있었다』고 진술, 그룹재정본부가 사실상 비자금 조성을 총괄했음을 시사했다.<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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