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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리스트’ 대선구도 흔든다/정치인 소환따라 민주계 최대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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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리스트’ 대선구도 흔든다/정치인 소환따라 민주계 최대 타격

입력
1997.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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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영입파 부상 야­양김 압축될듯/3김 퇴진 기류땐 구도 예측불허「한보 스캔들」이 여야 정치권의 대선구도 압축으로까지 이어질 것인가.

검찰이 「정태수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들을 소환 조사키로 하자 정치권은 그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치인들에 대한 추가 사법처리 여부는 물론, 검찰 수사결과가 여야의 대선구도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활발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여야의 대선주자들을 포함한 20명의 정치인들이 대검찰청 현관앞의 포토라인에 서는 것 하나만으로 정치권의 일그러진 모습은 부각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정태수리스트에 대한 검찰수사가 단순히 해당정치인들의 「누명」을 벗겨주기 위한 차원이라면 사정은 달라질 수 있다.

검찰수사 결과 무혐의로 판명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신한국당 김덕룡 김정수 박종웅 박성범 의원, 국민회의 김상현 장재식 의원, 자민련 김용환 의원 등 1차 소환대상에 거론되는 정치인들은 이미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받은 셈이다. 설사 이들이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된다 해도 정치적 이미지와 도덕성은 깊은 상처를 입은 것이나 다름없다.

한보사태와 「정태수 리스트」는 무엇보다 신한국당 민주계에 치명타를 가했다. 구속중인 홍인길 황병태 의원과 김우석 전 내무장관에 이어 김덕룡 김정수 박종웅 의원 등 민주계 인사들이 또다시 한보정국의 와중에서 검찰의 도마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더욱이 민주계 좌장이던 최형우 의원까지 병상에 누워있는 형편이어서 민주계는 급속히 퇴조하는 형국이다. 「흔들리는 민주계」와 「비판받는 기성 정치풍토」는 여권의 대선구도에 직간접의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우선 한보 스캔들이 기성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질타로 이어지는 등 큰 후유증을 낳을 경우 여권의 대선구도는 이른바 「영입파 부상」이란 압축구도로 정리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회창 대표를 비롯, 이홍구 박찬종 이수성 고문의 「영입파 4자구도」가 그것이다.

물론 이같은 관측은 정태수 리스트의 진위여부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시점에서 다소 성급한 예단으로 치부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민주계의 독자노선이 점차 설득력을 잃어가는 현실을 인정한다면 민주계는 영입파를 대상으로 새로운 대안모색에 치중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여권은 어차피 영입파를 중심으로 「새 정치」를 구호로 한 변화를 시도할 수 밖에 없고 이같은 움직임은 시간이 지날수록 한층 탄력을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은 국민회의 김상현 의원이 「정태수 리스트」로 정치적 타격을 입는 것과 관계없이 사실상 김대중·김종필 총재의 「양김구도」로 압축될 게 분명하다. 하지만 한보 스캔들의 여진이 3김씨 퇴진압력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정국은 예측불허 상황을 맞게될 수도 있을 것이다.<정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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