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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부부의 「마취주사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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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화부부의 「마취주사 자살」

입력
1997.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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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불륜행위 다툰후 부인이 먼저 투여 사망/“윤화” 허위신고 의사남편도 죄책감에 뒤따라가정불화로 자살한 아내가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허위신고한 의사 남편이 죄책감에 못이겨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6일 하오 9시께 서울 광진구 자양동 우성아파트 101동 전 서울M병원 마취과 의사 이모(34)씨 집 안방에서 이씨가 왼쪽 팔 동맥에 마취주사를 맞고 숨져있는 것을 송파경찰서 교통사고조사반 한모(42) 경장이 발견했다. 한경장은 『5일 교통사고를 내 부인이 숨진 사건때문에 조사를 받았던 이씨가 전화를 걸어 「아내는 교통사고로 죽은 것이 아니다. 유서에 모든게 다 있다. 집에 오면 나는 죽어있을 것이다」고 말해 달려가보니 이미 숨져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유서에서 『5일 상오 나의 불륜행위 때문에 다투던 아내가 「아이들과 동반 자살하겠다」고 말해 홧김에 「이 주사를 맞으면 죽을 수 있다」며 마취제를 주사기에 넣어두고 나갔다』며 『같은 날 하오 2시께 집에 돌아와보니 아내가 주사를 투여, 혼수상태에 빠져있어 함께 죽으려고 아내를 차에 태우고 가다 교통사고를 냈다』고 밝혔다. 이씨는 또 『아내 장례라도 치르고 가려했는데 경찰이 아내 사체를 부검하려해 도저히 볼 수 없어 아내 곁으로 가니 부검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숨진 이씨는 5일 『하오 4시30분께 송파구 신천동 올림픽대로 잠실대교 부근에서 미사리쪽으로 서울34나6318호 티코승용차를 몰고가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아내가 숨졌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당시 경찰조사에서 『운전도중 조수석의 아내가 갑자기 구토증세를 보여 오른손으로 입을 막아주다 사고가 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승용차의 파손정도가 심하지 않고 숨진 이씨의 아내 이모(34)씨 왼쪽 팔목에 주사자국이 남아있는 점으로 미뤄 위장사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씨를 조사한 뒤 일단 귀가시켰었다. 경찰은 이씨가 마취제 투여로 숨진 아내를 교통사고로 위장, 신고한 것에 대해 죄책감을 이기지 못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조사중이다.<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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