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교집단 포교는 대화방서부터/컴퓨터통신후 전화·직접만남 요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교집단 포교는 대화방서부터/컴퓨터통신후 전화·직접만남 요구

입력
1997.04.08 00:00
0 0

◎국내서도 PC통신 이용사례 늘어나「인터넷이나 PC통신을 포교수단으로 이용하는 사교집단은 얼마나 되며 이들은 어떻게 첨단 통신수단을 이용할까」 인터넷 역사상 최대의 미스테리로 일컬어지는 「천국의 문(Heaven’s Gate)」 신도 집단자살 사건이후 이 문제가 세간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사교집단이 새로운 「사냥감」을 찾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서비스는 뉴스그룹과 대화방. 사냥꾼들은 호기심을 갖고 이곳에 찾아온 이용자들을 전자우편 등을 이용한 개인 대화실로 끌어들이고 자신의 말을 받아들인다 싶으면 직접 만나자고 제안한다.

최근 인터넷에 공개된 천국의 문 신도와 미시간주에 사는 한 소년 사이에 오고간 인터넷 대화록은 이들이 인터넷에서 새로운 신도를 사냥하는데 사용하는 전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그는 먼저 컴퓨터를 주제로 한 대화로 그 소년과의 거리를 좁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본색을 드러낸다.

그는 『사람을 믿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며 소년에게 연락가능한 전화번호를 요구한다. 다행히도 그 소년은 『그것은 인터넷에서 통용되는 규칙에 어긋난다』며 거절하지만 만약 그 소년이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었다면 그들의 덫에 걸렸다고 봐야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박찬승 총무는 『몇차례 전화대화를 더 가진 뒤 「이번 주말에 댁 근처에서 모임이 있는데 만나고 싶다」는 식으로 직접 접촉을 제안했을 것』이라며 『만약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 사교집단의 집중 공략대상이 되고 그 집요한 공격을 벗어날 사람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사교집단이 이렇게 인터넷이나 PC통신을 이용해 생활속에 파고드는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MSNBC는 최근 『정확한 숫자가 파악되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온라인상에 모습을 나타내는 빈도가 최근들어 급증하고 있다』고 사이비종교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국내 최대 사이비종교 연구모임인 현대종교문제연구회의 박경복씨도 『우리나라의 상황도 비슷하다』며 『국내의 경우 특히 PC통신 이용사례가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이들이 컴퓨터 통신을 신도확보 수단으로 이용하는 이유는 여러가지. 한기총의 박총무는 우선 『온라인상에서는 젊은이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교리를 전파해도 법적인 제재가 거의 없다는 점』을 들었다. 또 교회와 같은 건물을 갖지 않고 새로운 신도 「사냥」에 나설 수 있다는 잇점도 있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는 인터넷이 자신들의 원시적 교리를 객관적 사실인 양 포장하기 위한 가장 좋은 도구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인터넷은 이용자에게 그곳의 정보가 객관적인 사실인 듯한 환상을 준다』며 『사교집단이 이점을 놓칠리 없다』고 MSNBC는 전했다.<박승룡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