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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당심이냐 민심이냐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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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당심이냐 민심이냐 ‘고민’

입력
1997.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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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직 충실땐 대세 기울 것” 판단/일각 “대의 치중,승기 놓친다” 비판/8일 첫 기자회견 어떤 내용 담을지 관심신한국당 이회창 대표가 당심과 민심간의 접점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대표는 대표직을 맡은 지 한달이 가까워 오는데도 아직 완전히 당을 장악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다른 대선주자들의 견제와 협공이 만만치 않다. 이대표는 단합과 결속을 유달리 강조했지만, 각 대선주자 진영을 중심으로 당 운영방식에 불만을 표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일부 대선주자를 겨냥한 해당행위 자제경고와 당지도부의 내각제 논의금지 당론채택 등 일련의 발언과 당무집행에 대해서도 독선과 권위주의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대표측은 그러나 『집권당 대표가 어디 그리 쉬운 직책인가. 그 정도 비판과 반발은 익히 예상했던 일』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대표측은 이런저런 당내 파열음에 대해 『대표직에 충실하다 보니 생긴 어쩔 수 없는 반작용』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반의 예상대로 대표직 취임 후 몰아붙이기식 세확산 작업에 나섰더라면 오히려 일은 수월해 질 수 있었다는 것이 이대표측의 주장이다.

이대표의 한 핵심측근은 『이대표는 감사원장에서 선관위원장, 국무총리직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직책을 소홀히 한 적이 없다』면서 『대표직 역시 사심을 버리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대선주자로서의 욕심을 앞세웠더라면 급격한 세쏠림 현상이 일어났을 터이고, 그랬다면 최소한 당심잡기는 훨씬 수월했을 것이란 이야기다.

그러나 그랬을 경우 다른 대선주자들의 조직적 반발로 당 분열상이 초래될 게 뻔하고, 그렇게 되면 당심장악이 무슨 의미를 갖게 되느냐는 게 이대표측의 생각이다.

이대표측은 오히려 최선을 다해 대표직을 수행하고, 그에 따라 당이 안정되면 대세는 저절로 기울게 된다는 「대표직 충실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대표측의 「판단」에 대해선 민주계에서조차 「아마추어들의 순진한 발상」이란 시각이 있는 게 사실이다. 정치란 세싸움인데, 기회가 왔을 때 확실한 승기를 잡아야지, 모양새와 대의를 지나치게 의식하다 보면 게도 구럭도 다 잃게 된다는 「현실론」이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당심과 민심간의 택일을 요구하는 갖가지 시국현안들이 이대표 앞에 가로놓여 있다는 사실이다.

한보사태와 맞물려 폭발적 정치쟁점으로 대두된 92년 대선자금에서 김현철씨 처리와 김영삼 대통령 보호, 전두환·노태우씨 사면문제에 이르기까지 그 어떤 선택도 당심과 민심을 모두 붙잡기는 어렵게 돼 있는 형편이다.

이대표는 당장 8일로 다가온 취임후 첫 대표 기자회견에서 이 모든 문제에 대한 나름의 해답을 제시해야 할 처지다.

이대표측이 기자회견에 대비해 숙고를 거듭하면서도 결국은 원론에서 크게 벗어나는 이야기는 하지 못하리라는 예상은 당심과 민심사이에서 고심하는 이대표의 현 위치를 말해주는 것이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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