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 대세론’ 주창·반대 선봉 나서/‘반목과 견제’ 계파 응집력 약화 원인신한국당 김윤환·이한동 고문은 민정계의 두 좌장이다.
김영삼정부 출범후 소수의 비주류 처지가 된 민정계는 이 두사람을 중심으로 일정한 세를 형성해 왔다. 그러나 이들의 비우호적 관계는 결과적으로 민정계의 정치적 「부가가치」를 반감시킨 측면도 없지않다. 두사람의 반목과 견제가 민정계의 응집력을 그만큼 약화시켰다는 지적이 적지않은 것이다.
민정계의 세약화 현상은 김고문과 이고문이 서로 상이한 정치적 선택을 저울질하고 있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김고문은 차기대선경쟁에 직접 뛰어들 가능성을 일찌감치 접어놓은 상태다.
이번에도 김고문의 정치적 역할은 킹메이커다. 김고문은 4∼5월께 정치적 입장과 거취를 밝히겠다고 했는데 이미 이회창 대표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같다.
그러나 김고문측은 「허주=이회창」의 등식에 곧바로 동의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김고문의 최종 의사결정은 「허주계」인사들의 총의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김고문과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은 대체로 개혁·진보적 성향을 띤 인물보다는 온건·보수적 성향의 인물을 차기주자로 선호할 가능성이 많다고 볼 수 있다. 김고문 입장에서 보더라도 보수층과 TK(대구·경북)지역에서 거부하는 인물을 밀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문제는 허주계가 끝까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는 점이다. 가령 김고문이 지난해 주장한 「영남정권 배제론」만 해도 허주계 내부의 절대적 동의를 얻고 있지는 못한 형편이다.
이고문은 현재 「이회창 대세론」에 반대하는 선봉에 서있다. 「이회창 흔들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가 이대표를 사사건건 공격하는 배경도 대표선출과정에 대한 유감, 그리고 김고문과 이대표의 우호적인 관계때문일 수 있다. 이고문의 일차적 목표는 반 이회창그룹 내지 비주류 진영의 세를 확대시키는 것이다. 박찬종 고문과 김덕룡 서석재 의원 등과의 한시적 연대도 그래서 비중을 두고 있다.
따라서 이고문 스스로 차기대안으로 떠오르지 못할 경우에는 비주류 연대에 의한 킹메이커 역할도 고려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여권내부의 협력관계가 여의치 못할 때는 지난해 「잠실플랜」이 암시했던 것처럼 불공정 경선을 명분으로 탈당, 야권과 제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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