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Frankfurter Algemeine Zeitung 4월3일자95년 여름 15만톤의 쌀을 실은 한국배가 북한의 한 항구에 접근했을때 북한은 긴급한 식량지원을 환영하는 대신 선장에게 인공기를 게양토록 강요했고 선원 몇명을 간첩혐의로 체포하기까지 했다. 이 사건후 김영삼 대통령은 정부 차원의 대북지원을 중단했으며 민간차원의 쌀지원도 금지시켰는데 이는 당연한 조치였다.
그러나 김대통령은 최근 북한에 민간차원의 식량지원을 다시 허용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이같은 양보는 미국과의 대북전략 협조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동안 추가식량지원 약속이 없으면 4자회담에 참여치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북한정권에 대한 미국의 관대한 태도는 북한의 핵무기개발을 막으려는 노력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은 북한과 94년 핵개발을 포기하는 대가로 2기의 경수로를 제공한다는 합의서에 서명했다.
그러나 한국은 북한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남북한간 직접 협상이 더욱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고어 부통령은 비무장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북한정권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중국이 북한의 식량난 해결에 기여해왔으나 구소련 붕괴후 중국은 대북지원에 점차 부담을 느끼는 반면 한국과의 경제관계에 무게를 두어왔다.
북한도 중국이 점차 남북한에 대해 중립적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최근 중국이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비서 황장엽의 출국을 허용한 것이나 중국 외교부가 『북한은 양국간 동맹조약에도 불구하고 분쟁 발생시 더이상 군사적 지원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은 중국의 이같은 태도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북한정권내 테크노크라트들은 이같은 궁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서방은 물론 한국과도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듯이 보인다. 그러나 얼마전 방북했던 미 상원의원들에 따르면 외부세계에 어두운 북한군부는 이와 반대입장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최고지도자인 김정일이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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