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7월4일생’장애의 역경을 헤치고 상원의원이 된 맥스 클리랜드(54·조지아주·민주)의 인생 행로가 미국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던지고 있다. 클리랜드는 베트남전에서 두다리와 오른팔을 잃은 「휠체어 인생」. 지난해 처음 워싱턴에 진출한 정치 초년병이지만 영화 「7월4일생」의 주인공같은 「용기와 신념의 승리자」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애틀랜타 교외에서 태어난 클리랜드는 만능 스포츠맨에 학업 성적도 우수한 젊은이였다. 학군단(ROTC)을 지망했던 그는 군복무중 에모리대에서 석사학위(정치·역사)를 따기도 했으나 68년 베트남전에 참전, 케샨전투에서 참호속으로 날아든 수류탄에 부상해 불구가 됐다. 그뒤 신세를 한탄하며 술로 소일하는 좌절의 세월을 보내기도 했으나 이후 참전용사의 권익신장이라는 소명을 갖고 제2의 인생을 개척하기 시작했다. 70년 조지아주 주의원에 최연소 당선, 정계에 진출한 그는 77년에는 지미 카터 대통령에 의해 재향군인회장에 임명된뒤 참전용사 권리신장 법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에게 정치는 또하나의 전쟁터였다. 90년 조지아주 주지사에 도전했던 그는 상대 후보가 성추문설을 흘리며 공격하자 중도하차할 수 밖에 없었다. 추문의 내용은 불구인 그가 변태적인 성행위를 즐긴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미혼인 클리랜드는 이에 대해 『(상대의 공격은)내가 정상적인 미국 남성임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당당히 되받았다.
지난해 정계를 떠나는 샘 넌 의원의 민주당 티켓을 물려받아 치른 상원의원선거는 육박전이나 다름없었다. 백만장자인 공화당의 가이 밀너 후보가 미 선거사상 3번째로 거액인 970만달러를 퍼부으며 공세를 폈지만 그는 또 살아남았다. 210만의 유효표중 2만8,000여표 차이로 간발의 승리를 거둔 것이다.
밥 돌 전 공화당 원내총무는 상원의원으로 처음 의회에 출근하는 클리랜드를 의사당 계단에서 반갑게 맞았다. 2차대전 참전중 오른팔을 잃은 돌은 클리랜드가 흘린 「눈물과 땀」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기 때문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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