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뢰더 급부상에 콜 재출마 선언헬무트 콜(67) 독일 총리가 3일 내년 10월 총선에 재출마하겠다고 선언, 차기 총리경선에 불을 지폈다.
콜 총리가 재출마선언을 한 것은 기민―기사―자민당의 현 독일 정부가 초긴축 재정 운용, 사회보장제도 축소, 12.2%에 이르는 1930년대이후 최악의 실업률 등으로 15년만에 정권을 내줄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현재 총선이 실시된다면 기민―기사―자민 연정은 야당인 사민당과 녹색당에 패배할 것으로 나타나 사상 최초로 이른바 「적·녹」연합정권이 구성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딱히 내세울 차세대 주자가 없는 기민당측은 콜 총리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이용, 대국민 설득과 야권 기선제압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콜 총리의 정치생명은 유럽통합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확보하는 데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콜 총리는 이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세제 및 연금 개혁을 계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며 『99년 유럽단일통화를 기필코 실현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다소 국민적 고통을 수반하더라도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통합유럽을 완성, 세계 경제체제에서 독일과 유럽을 당당히 버텨나가게 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처럼 마지막 승리를 노리는 콜 총리가 재집권할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결과, 현재 가장 인기있는 총리 후보는 야당인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53) 니더작센주 총리가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공영방송 ZDF는 슈뢰더가 사민당의 총리후보로 나올 경우 46%를 획득, 40%의 콜 총리를 누를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슈뢰더는 독일 국민들의 복지희생을 담보로 한 조급한 유럽통합에 반대, 근로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2차대전후 최장 재임기록을 경신한 콜 총리가 내년 10월 5차례 연임에 성공, 「철혈 재상」오토 폰 비스마르크의 19년 집권기록도 뛰어넘게 될지 주목된다.<최서용 기자>최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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