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문학의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일본근대 대표시선」과 「일본 현대 대표시선」이 창작과비평사에서 나왔다. 원로 일문학자이자 시인인 유정(75)씨가 편역한 이 책들은 1882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본을 대표하는 시인 85명의 작품 320여편을 담고 있다.「일본…」은 일본시를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본격 소개한다는 점과 우리와 일본시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를 밝혀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전쟁, 패전, 고도경제성장 등 격동의 근·현대사를 겪은 일본인들이 그 울분과 상념을 어떤 형태의 시어로 표현했는지 잘드러나 있다. 편역자는 1882년 일본에서 「신체시초」가 나온 이후 45년 패전까지를 「근대」로, 그 이후를 「현대」로 구분했다. 「근대」에서는 현대시의 서막을 연 시마자키 토손(도기등촌), 오구마 히데오(소웅수웅), 키타가와 후유히코(북천동언) 등 42명의 시 240여편을 다뤘다.
「현대」에서는 빼어난 서정시를 쓰다가 35세에 요절한 츠무라 노부오(진촌신부), 번역가로도 유명한 이토 세이(이등정) 등 43명의 시 280여편을 수록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촌상춘수)의 소설 「상실의 시대」 등을 번역하기도 한 유 정씨는 『일본시를 통해 「가깝고도 먼 나라」를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로 다가오도록 하기 위해 책을 냈다』고 말했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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