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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철강 인수 물밑 3파전/현대·LG·철강업체 준비작업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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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철강 인수 물밑 3파전/현대·LG·철강업체 준비작업 본격화

입력
1997.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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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철강을 인수하기 위한 업체들의 물밑움직임이 벌써부터 3파전양상으로 치닫고 있다.정부와 채권은행단이 한보철강을 제3자에게 매각하기로 방침을 정한 이후 어느업체도 공식적으로는 한보철강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현대그룹과 LG그룹, 철강업체 등 「3대 진영」은 내부적으로는 이미 인수를 추진키로 입장을 정리하고 인수에 필요한 수익성검토와 준비작업에 본격 나선 것으로 알려져 이들업체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최근 한보철강 위탁경영진에게 인수의사를 전달한데 이어 인수를 위한 별도의 팀을 구성키로 하는 등 인수에 따른 손익계산과 인수조건 등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 관계자는 『한보철강이 적극적으로 인수에 나설만큼 매력이 있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조건이 좋고 인수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면 인수를 추진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밝혀 인수방침을 시사했다.

현대는 특히 정부가 한보철강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정주영 명예회장의 숙원인 고로방식의 일관제철사업을 허용할 경우 인수방침을 확정하겠다는 의사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대는 이같은 「시나리오」에 대비해 코렉스 등 채산성이 낮은 시설을 헐어내고 그자리에 고로공장을 짓거나, 당진제철소 인근의 유휴부지를 활용하고 해안을 매립해 고로공장부지를 마련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다.

동국제강 동부제강 강원산업 연합철강 등 철강전문업체들도 위탁경영진에게 인수의사를 비추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들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은 한보철강을 손에 넣을 경우 포철과 한보철강에 의존해 온 핫코일 냉연코일 등의 핵심철강소재를 자체 조달, 일관생산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

별도의 팀을 만들어 한보철강인수문제를 다각도로 검토해 온 LG그룹의 인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측은 표면적으로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그룹 고위층에서는 자동차산업에 진출한다는 내부전략을 가시화하고 중공업부문의 취약성을 만회하기 위해 한보철강인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3대진영이 출사표를 던지기는 했으나, 한보철강에 대한 회계법인의 실사가 끝나 정확한 자산과 부채규모가 밝혀지는 6월말까지는 「눈치작전」단계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김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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