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예술의전당에서는 교향악축제(18일까지)가 열리고 있다. 올해는 특별히 10대 교향악단을 선정하고 중량급 협연자를 내세워 관심을 끌고 있다. 귀밝은 청중은 여러 오케스트라를 비교감상하는 묘미가 있을 것이다.그러나 시간이 넉넉지 않을 경우 가족이 함께 교향악축제의 어느 한 날을 정해 감상하는 것으로도 오랜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교향악 감상에 기초적인 몇가지를 생각해보자. 교향곡은 시대별로 고전, 낭만, 현대로 나눌 수 있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이 고전에 속하고 이 중 베토벤은 낭만의 봄기운을 함께 호흡해 고전과 낭만의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하이든 교향곡은 매우 단순하고 간략한 주제, 밝은 화성으로 친밀감을 느끼게 한다. 실내악이 확대된 느낌을 줄 뿐 자극적이거나 위압감이 전혀 없다. 곡의 길이도 대개 4개의 악장을 모두 합해 20분 남짓이다.
모차르트는 하이든보다 악기의 편성이 늘어났고 특히 목관악기가 증가되었다. 빼어난 멜로디와 풍만한 음량으로 형식과 균형미의 전형을 보여준다.
베토벤은 음의 혁명가였다. 그의 음악은 단순한 주제를 탐미하기보다 야심찬 이상을 담는 틀로 존재한다. 그래서 이침이 있고 세상을 호령하고 때론 인간 고뇌에 정면 승부를 건 듯이 보인다. 악기편성이 놀랍게 확대되고 금관악기, 타악기가 청중의 심장을 두드린다.
멘델스존, 슈만 등 낭만작곡가들은 교향악으로 그림을 그리듯 표제적 성향을 짙게 드러냈다. 멘델스존의 「이탈리아 교향곡」 「스코틀랜드 교향곡」이나 슈만의 「봄」 「라인 교향곡」이 그러하다.
브람스의 교향곡은 더없이 깊은 사색의 뜰이다. 싹이 돋고 단풍이 들며 낙엽지는 인생 사계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화려함을 피하고 속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오래 익은 포도주처럼 관조와 음미가 필요하다.
차이코프스키는 비애감과 드넓은 상상력, 광활한 흐름과 규모가 매력적이다.
빵틀에서 찍어낸 듯한 식상한 드라마에 저녁을 빼앗기기보다 교향악축제 가는 것이 화제가 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특히 정치·경제의 난국에 모든 지도자들과 국회의원들이 교향악축제에 참가, 일사불란한 화음이 어떻게 나오는지 체험하는 것도 좋겠다.
머리 식히러 「교향악축제나 가세」하고 말할 수 있는 분위기, 그런 지도자가 너무 아쉬운 우리 현실이다. 절제와 화합의 상징인 교향악축제가 국민의 축제로 승화했으면 한다.<탁계석 음악평론가>탁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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