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를 잡아라…』신한국당 대선주자들의 일차적 관심사는 「당심잡기」다. 경선 전당대회에서 당내 최대계파인 민주계를 끌어안아야 여권의 대선후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홍구 박찬종 이수성 고문 등 영입파주자들이 「민주계 포섭」경쟁에 치중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홍구 고문의 여의도 사무실 벽에는 큼지막한 온산(최형우 고문의 아호)의 신년휘호가 걸려있다. 「대하무성」이란 이 휘호 한켠에는 「이홍구 아형을 위함」이란 글귀가 선명하다. 각별한 양자관계를 부각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범민주계의 새 좌장격인 서석재 의원과 여러차례 만난 것은 그 연장선상이다. 이고문은 서의원 등에게 자신의 지론인 「권력분산론」을 줄기차게 강조하고 있다.
박찬종 고문의 향민주계 행보도 지난 1월부터 꾸준히 전개돼왔다. 이미 30여명의 민주계 인사들과 독대했고, 이번주만 해도 정재문 권철현 김기재 의원 등 PK(부산·경남)의원들 4∼5명과 연쇄접촉했다. 통일민주당과 민추협출신의 박고문이 민주계 인사들에게 내세우는 것은 「한 뿌리론」이다. PK 지역연대를 바탕으로 동지애를 호소하는 정서적 접근방식이다. 그는 민주계인사들과 만나 당대표 및 주요당직자들을 선출직으로 바꾸는 형태로 권력을 배분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성 고문도 「민주계의 대안」이 되지 않고서는 대권을 넘보기 어려운 처지다. 이제 막 정치에 입문한 그로서는 단기필마의 현실적 제약여건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민주계 끌어안기에 공을 들이려 하는 것도 그래서이다. 최근 고향방문에 앞서 김수한 국회의장과 만난것은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이고문의 한 측근은 『이고문과 최형우 고문은 서로 형님 아우하는 사이』라며 『이달 중순께 개인사무실을 열고 본격적인 대권행보에 나설 경우 김명윤 서석재 신상우 김정수 의원 등 민주계 중진들과 가장먼저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외에서 인정받아온 정치적 잠재력과 포용력을 민주계에 곧바로 연결시키는 것은 그가 넘어야 할 과제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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