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를레 에 샤토(Relais & Chateaux)」라는 호텔체인이 있다. 이곳에서는 매년 새로운 사항들을 첨가시킨 자상한 안내서가 발행된다. 안내서에는 세계 45개국에 소재한 400여개의 성과 고급스러운 민박, 식당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이 호텔들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도심의 그것과는 거리가 있다. 말이 호텔이지 객실이 열개도 안되는 곳이 있다. 우리의 여관과 같은 규모이다. 시설도 소박할 따름이다.외형적 화려함과 편의시설보다는 각 지역마다 그 곳의 전통과 특색을 간직한 휴식소인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 호텔들은 거리에 무관하게, 장소의 크기에 상관없이, 또한 저렴하지 않은 이용금액에도 불구하고 늘 인기가 있다. 무엇이 이렇듯 협소하면서도 비싼 곳을 찾게 하는가. 해답은 각 나라, 각 지방의 전통과 문화가 살아있다는데서 찾을 수 있다.
대통령 재임시 레이건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기자회견에서 일본 방문중 무엇이 가장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레이건은 『나카소네(중증근) 총리의 생가에 투숙한 일』이라는 다소 엉뚱한 대답을 했다.
즉 일본적인 분위기에서 지낸 일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이야기이다. 레이건이야말로 세계의 특급호텔들을 애용했을 것이다. 그런 미국대통령에게 전통적 일본 민가에서 잔 일이 깊은 추억거리로 남게 된 것이다. 이 작은 일화는 우리에게 문화체험의 큰 기쁨을 말해준다.
우리나라도 60년대부터 관광수지가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던 것이 90년대에 들어 적자국으로 추락하더니 날로 적자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1조4,000억원의 적자를 보았다. 프랑스는 연간 전세계 관광객 5억6,000여만명중 약 10.7%에 달하는 6,050만명을 유치하고 있다. 지난해 관광객이 프랑스에 뿌린 돈은 무려 21조9,000억원이었다.
2005년이 되면 관광인구가 10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누구나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우리는 곧 다가올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나 2002년 월드컵때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인사동을 살리자.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니다. 인사동은 살아있는 박물관이고 미술관이며 교육장이다. 우리 조상의 숨결이 우리들의 삶 한가운데서 숨쉬고 있는 곳이다. 내국인 뿐아니라 외국인에게도 떳떳하게 자랑할 수 있는 전통이 있는 문화적 명소이다. 세계 어디에 현대미술과 고미술이 공존하고, 각종 미술단체와 화랑 400여개가 한 곳에 모여있는 곳이 있는가.
국가경쟁력은 구호로 완성되지 않는다. 작은 것도 실천해야 한다. 세계무대에서 경쟁력있는 상품은 곧 우리의 문화이다. 문화에 투자하자. 인사동문화의 건설, 이것이야말로 선진문화대국의 길목으로 가는 시험대가 아닐 수 없다. 그리하여 제2의 인사동, 제3의 인사동이 계속 생겨날 수 있게 하자. 인사동의 참된 발전은 문화한국의 훌륭한 척도가 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인사전통문화보존회장>인사전통문화보존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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