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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피해 고성을 하루빨리 다시 푸르게/국내 첫 소나무 속성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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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피해 고성을 하루빨리 다시 푸르게/국내 첫 소나무 속성재배

입력
1997.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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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도 불밝혀 성장속도 6배/70만그루 이달 옮겨 심을 계획/광릉 임업시험장「상하의 기온, 하루 16시간의 일조량」 속에서 어린 소나무가 쑥쑥 자라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 광릉시험림내 온실 2개동 4백여평에는 밤에도 대낮같이 불을 환하게 켜 놓았다. 지난해 4월 사흘간 계속된 산불로 1천1백만평이 재로 변한 강원 고성군 일대에 조림될 소나무가 자연상태보다 6배나 빠르게 「속성재배」되고 있는 것이다.

산림청산하 중부임업시험장은 31일 지난해 12월부터 광릉시험림내 2개 온실에 소나무 70만그루를 속성재배하는데 성공, 이르면 4월중 고성군 죽왕면 일대 송이버섯채취지역에 옮겨 심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부임업시험장 종묘연구실 이명보(42) 연구관은 『양계장에서 전깃불을 밝혀 하루에 알을 2개 이상씩 낳게 하는 것처럼 나무도 온도를 높이고 일조량을 늘리면 성장이 빨라진다』며 『성장조건을 조절하면 조림까지 3년이 걸리던 양묘기간을 5∼6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나무 속성재배가 실용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험장은 지난해 소나무종자를 파종, 12월부터 4개월째 첨단무인자동화 온실에서 키우고 있다. 햇빛 양분 습기는 나무의 3대 생장조건. 시험장은 평균 8∼9시간인 겨울철 일조량을 16시간으로 2배 늘렸다. 해가 진 후에는 1동에 1㎾전등 20개를 밤 11시께까지 켜두고 광합성작용을 돕고 있다. 나무가 광합성작용을 하는 낮의 「노동시간」을 늘리고 대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휴식을 줄인 것. 급생장하는 만큼 가늘어 질 수 밖에 없는 줄기를 튼튼히 하기위해 액체비료 등 영양을 20∼30%정도 더 공급하고 있다. 광합성작용 시간이 늘어난 만큼 수분도 더 공급해야 한다.

4개월 자란 소나무의 크기는 보통 7∼8㎝, 큰 것은 10∼12㎝정도이다. 파종―월동―이식―조림 등 매시기 이식하던 일반적인 식생방법에 비해 이식작업이 없어 뿌리상태가 양호, 곧바로 옮겨 심을 수 있다. 밖에서 키울 경우 1년에 6∼7㎝정도 자라는 것에 비하면 성장속도가 3배나 된다. 속성재배된 소나무는 그러나 「온실 밖 적응기」를 거쳐야 한다. 이른바 시련기인 셈이다. 고성지방의 기후에 맞게 일조량을 8∼9시간으로 줄이고 온도도 온실밖 수준인 10도정도로 낮추며, 수분과 양분공급을 고성의 토양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정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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