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속 경상수지적자·총외채증가 환율 불안/94년 멕시코 상황과 유사… ‘안정노력’ 효과 미지수우리나라가 「제2의 멕시코」가 될 것인가. 한보·삼미그룹의 부도, 추락한 대외신인도, 낙후된 금융시스템, 지속되는 정치불안 등으로 경제가 위기상태에 빠진 가운데 경상수지 적자와 총외채는 계속 늘고있고 원화 환율의 움직임은 불안해 멕시코 사태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94년 당시 멕시코와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비교하면 비슷한 점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멕시코 사태는 경상수지적자가 확대되면서 외채가 늘고 외환보유고는 감소, 경제신용도가 급격히 떨어져 자본이 국외로 빠져나가 금융공황과 경제파국을 초래했던 것을 말한다. 멕시코는 당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직후였으며 한때 경제모범국(모범 개도국)이었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개발한 국가위험지표는 국가위험수준이 우려할만한 정도에 달해 멕시코 사태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위험지표는 외환보유액, 단기외채, 경상수지적자규모, 소비지출, 재정적자, 환율, 통화팽창여부 등으로 구성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외환위험도가 높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 지표가 지난해 5월부터 크게 높아진후 9월들어 진정기미를 보였으나 11월부터 다시 상승추세로 돌아섰는데 현재는 원화평가절하 지속, 높은 통화증가율, 외환보유액 감소 등 모든 구성지표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어 국가위험수준이 우려할만한 정도라는 것이 금융연구원의 분석이다. 특히 경상수지적자 규모 확대와 단기외채비중 증가 등으로 급격한 자본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위험도는 지난해 5월 마이너스 1.10에서 6월 3.21로 급격히 높아진후 7월 3.35, 8월 1.00, 9월 0.71, 10월 마이너스 0.12, 11월 마이너스 0.94로 떨어졌으나 12월 0.90, 올 1월 1.34로 높아졌다. 단기외채비중은 94년 53.5%에서 95년 57.8%, 96년 60%내외 등으로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또 다시 「외채 망국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총외채 규모가 93년말 438억달러에서 94년말 568억달러, 95년 784억달러에 이르렀고 올해는 95년의 2배 가까운 1,400억달러를 넘을 것이라고 현대경제사회연구원 등 많은 민간연구소들이 전망하고 있다.
더욱 외환보유고가 2월말 298억달러로 떨어져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3개월치 대외경상지급액(약 380억달러)에 크게 못미치고 있으나 별로 개선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금융연구원은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앞으로 안정노력으로 멕시코 사태방지가 가능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안정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올해 경상수지적자가 208억달러(금융연구원)에 달할 전망이어서 환율절하는 불가피하지만 수출은 늘지않는 대신 수입은 줄지않고 있고, 과소비가 갈수록 극성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소비절약 캠페인은 통상문제화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이상호 기자>이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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