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남도에 봄이 무르익어간다. 꽃샘바람은 더이상 샘을 낼 힘이 없는가 보다. 봄꽃 향기에 흠뻑 취해가는 산과 들에 봄아지랑이가 피어 오른다. 동백, 산수유가 일찌감치 계절을 알리더니, 이제 벚꽃, 유채꽃 천지다. 제주에서 바다를 건너 남도로, 그리고 충청으로 봄기운을 따라 각 지방에는 특색 있는 지역축제가 한달 내내 이어진다.▷남해◁
「한려수도의 봄맞이는 남해에서」 남해대교에서 이락사로 이어지는 19번국도 10리길은 우리나라에서 하나뿐인 해변 벚꽃길. 이곳과 남해대교 아래 노량해협과 맞닿아 있는 노량잔디광장에서는 5일부터 13일까지 만개한 벚꽃만큼이나 화려한 남해축제가 펼쳐진다.
축제의 서막은 5일 하오 60여명의 농악단이 남해대교와 벚꽃길에서 길놀이를 시작하는 것으로 열린다. 최고 인기 이벤트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브리지 번지점프. 남해대교 중심난간에 점프대를 설치하고 30m아래 바다를 향해 수직강하, 수면 위를 스치면 참가자와 구경꾼 모두가 짜릿함에 몸을 떤다. 동시에 바다 위에서는 패러세일링이 물살을 가른다.
마지막 날인 13일 상오 10시부터는 노량해협의 쪽빛 물결만큼이나 푸른 하늘에서 형형색색의 연들이 빚어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이어 하오에는 대형 고기잡이 배들이 오색 깃발을 나부끼며 매스게임을 펼치는 해상 선박퍼레이드가 열린다.
예부터 내려오던 풍어제인 남해안 별신굿에는 주민들뿐 아니라 관광객들이 한데 어울려 한마당 잔치분위기를 연출한다. 대동제 때는 무료로 막걸리와 두부김치까지 제공한다. 아이들과 함께 온 관광객들은 행사기간 내내 여기저기서 열리는 그네뛰기 윷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등 민속놀이에 참가할 수 있다.
또다른 흥미거리는 5, 6일 이틀동안 열리는 바지락캐기. 벚꽃이 만발한 설천면 월곡해안에서 절경을 벗하며 개펄생태관광을 체험할 수 있다. 입장료 5,000원이면 호미와 수산물을 담을 수 있는 망사를 빌려 힘닿는 데까지 바지락을 캘 수 있다. (0594)60―3544.
▷제주도◁
4월의 제주는 온통 축제다. 꼬박 일주일 동안 섬을 뜨겁게 달궜던 벚꽃축제의 열기가 2일 사그라들면, 일주일 뒤인 12일부터 나흘 동안은 유채꽃 축제다. 발길 닿는 곳마다 눈을 아리게 만드는 노란 유채꽃 들판과 풍성한 볼거리, 즐길거리가 관광객과 신혼부부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12일 낮부터 함덕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제주말 축제는 드문 볼거리. 조랑말끼리 싸움을 하는 투마, 조랑말 멋지게 타기, 몽골인까지 참여하는 농요(말을 이용해 농사일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 이날 하오 7시에 제주시 해변공연장에서 열리는 전야 콘서트가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돋운다.
12, 13일에는 오름(기생화산의 봉우리)트래킹이 도내 곳곳에서 열리고, 15일에는 제주 갈옷(파란색 생감즙으로 광목을 물들여 만든 일옷)패션쇼가 해변공연장에서 마련된다. (064)41―0580.
26일에는 벚꽃과 유채꽃에 이어 고사리 축제다. 「봄의 향기를 제주 고사리에서」라는 이름 아래 남제주군 안덕면 광평리 산 일대에서 「고사리꺾기대회」가 열린다. 향토팀과 관광객팀 일반팀 등 3개 부문. 고사리 캐기뿐 아니라 노래자랑, 훌라후프돌리기, 제기차기, 조랑말 타기 등의 행사도 곁들여 진다. 꿀, 참다래, 마른 고사리 등을 파는 특산물판매장과 고사리 육개장, 고사리 해물전 등을 그 자리에서 만들어 파는 향토음식점이 개설된다. (064)30―1544.
▷경주◁
고도의 은은함과 벚꽃향기가 어우러진 불국사, 보문관광단지 일대에서 12, 13일 마라톤대회와 걷기대회가 열린다. 마라톤은 12일 5㎞, 10㎞, 하프코스, 풀코스 등 4개 부문으로 나뉘어 보문호수 주변과 불국사를 잇는 구간에서 진행된다. 10㎞와 20㎞로 나뉜 걷기대회는 12일에는 보문관광단지에서, 13일에는 경주 남산에서 각각 출발한다. 참가비 마라톤 5,000원, 걷기 3,000원. 참가신청 한국관광공사 (02)729―9607, 경주시 (0561)749―0101.
▷그밖의 곳◁
◇영암
전남 영암군 영암읍에서 군서면까지 8㎞의 벚꽃길을 지나는 동안 마치 흰눈이 내리는 듯한 착각에 빠질 것이다. 군에서 주관하는 영암축제(9∼13일)동안에는 왕인박사 도일 가장행렬, 통나무자르기, 물풍선 던지기 등 이벤트가 다채롭다. 영암군 문예회관에서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움직이는 미술전」도 열린다. (0693)72―6198.
◇제천(청풍문화단지)
충주댐 건설로 수몰되기 전 주변 지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한데 모아 만든 곳이 청풍문화재 단지. 한벽루 금남루 팔영루 청풍향교 등이 있다. 제천시 금성면에서 청풍면까지 이어지는 10㎞ 구간은 굽이굽이가 절경. 기암괴석과 청풍호반이 엮어내는 환상의 드라이브코스에 활짝 핀 벚꽃이 운치를 더한다. 15, 16일 이틀동안 연등행사와 용신제 등 축제가 열린다. (0443)40―6254.
◇진안(마이산)
등산을 겸한 꽃구경에 그만이다. 남부 주차장에서 마이산 등산로 입구에 이르는 3㎞진입로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19, 20일 이틀동안 축제가 열린다. 19일 상오 11시에 전통궁중무용인 금청무 공연이 있고, 곧바로 벚꽃길을 걸으며 보물찾기 행사도 예정돼 있다. 참가비 무료. 20일에는 마이산을 오르는 산악마라톤대회가 열린다. (0655)30―2224.
◇동학사
15∼17일에 동학사봄꽃축제가 열린다. 박정자삼거리에서 동학사에 이르는 3㎞길이의 벚꽃터널이 장관이다. 벚꽃감상과 함께 산행을 즐기고, 오는 길에 유성온천에서 몸을 담그면 후회없는 가족 봄나들이. 아침 일찍 길을 떠나면 하루 코스로도 충분하다. (0416)53―0101.
◎튤립 페스티벌·각종 공연…/놀이공원도 봄단장
놀이공원도 아이들과 봄을 즐기기에는 부족하지 않다. 다채로운 이벤트와 함께 튤립 페스티벌이 놀이공원마다 열린다.
에버랜드는 1일 시작된 튤립축제를 다음달 5일까지 연다. 500여종의 튤립과 수선화 히아신스 등 600여종 150만송이의 꽃이 가득한 6,000여평의 포시즌스 가든은 「원색의 주단」이다. 피라칸시스 등 20그루의 내한성 상록수와 팬더 등 동물조형물이 꽃속에 묻혀있다. 프랑스식 가든 스타일에 네덜란드풍의 건축물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이국적인 정취를 풍긴다.
꽃구경 못지않은 볼거리는 워터스크린. 낮에는 음악을 뿜어내는 분수였다가 밤이면 레이져쇼의 스크린이 된다. 35m의 높이까지 치솟는 물줄기가 36가지의 변화무쌍한 모양으로 바뀐다.
정문 글로벌페어에서는 마법축제가 열린다. 움직이는 석고상 같은 프랑스식 마임쇼를 비롯해 마술쇼, 네덜란드 포크댄스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아프리카 페루 스페인 등 17개국에서 건너 온 4,000여점의 토산품 도자기 장식용품 등을 전시, 판매하는 지구촌 벼룩시장도 열린다. (02)759―1304.
서울랜드는 5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 「서울랜드 꽃향기 페스타」를 마련한다. 세계의 광장에 꾸며놓은 튤립거리도 볼거리지만 1,700평 넓이의 우리꽃학습장에 발길이 더 끌린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며느리밥풀꽃, 금낭화, 패랭이, 은방울꽃 등 이름부터 정겨운 우리꽃 200여종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꽃이름과 꽃말 설명까지 상세히 곁들여 놓아 아이들 자연학습에도 그만이다. 꽃동산 사이로 아기자기한 조형물이 어우러져 산책로로도 손색이 없다.
이벤트홀 개관기념으로 5일에는 러시아 인형극단 알바트로스 초청공연이 있고 6일까지는 금세기 최대혜성 헤일 밥 관측행사가 이어진다. 가면 무도회를 연상케하는 페스타 퍼레이드도 볼거리. 매일 하오 4시30분부터는 노래자랑대회도 있다.
대구우방타워랜드는 27일까지 튤립축제를 연다. 튤립포크댄스쇼, 플라워퍼레이드, 가족사진 공모전 등 행사가 있다. (053)620―0001<최성욱 기자>최성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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