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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총선직전 33억 현금 인출/정치권 최소 10명선 제공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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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총선직전 33억 현금 인출/정치권 최소 10명선 제공한듯

입력
1997.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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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선거전날엔 무려 10억 빼내/추석 29억·연말 38억 집중 로비의혹/96년 2월이후 인출금 2백45억원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이 96년 4·11총선 직전 비자금관리계좌에서 3억∼10억원씩 6차례에 33억원을 현금으로 인출한 사실이 새로 드러나 여야후보자들에 대한 총선지원금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금까지 검찰수사에서는 정총회장이 홍인길·권노갑 의원 등에게 한 차례 에 1억∼2억원을 준 것으로 밝혀져 이 액수라면 최소 10명에게 돈을 주었을 것으로 보여 정계에 파문이 예상된다.

31일 한국일보사가 단독입수한 96년 2월∼97년 1월분 한보그룹 재정본부의 일일자금수지상환표와 관련자 수사기록에 따르면 정총회장은 96년 2월 5억원, 4월 33억원, 5월 13억5천만원, 6월 26억원, 7월 23억원, 8월 18억5천만원, 9월 29억원, 10월 35억원, 11월 18억, 12월 38억원, 97년 1월 6억5천만원을 각각 현금으로 인출하는 등 2백45억5천만원을 현금 인출했다.

특히 4·11총선 직전인 4월1일 3억원, 2일 5억원, 4일 5억원, 6일 5억원, 9일 5억원 등 1∼3일 간격으로 3억∼5억원을 빼냈으며 총선 전날에는 10억원의 뭉칫돈을 인출했다. 그러나 총선일후 5월5일까지는 현금인출사실이 전혀 없어 이 자금이 총선지원금으로 사용됐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또 9월엔 추석(27일) 전인 25일까지 5차례에 4억∼8억원씩 모두 29억원을, 자금결제 압박을 받던 12월에는 4차례 38억원을 빼낸 것으로 밝혀져 추석과 연말에 정·관계, 금융계 인사들에게 집중로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관련기사 3면>

특히 정총회장은 한보철강이 자금난으로 부도위기에 몰리기 시작한 추석이후 10월 7차례 1억∼15억원씩 35억원, 11월 4차례 2억∼10억원씩 18억원을 빼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는 정총회장이 긴급자금 대출을 위해 청와대 경제수석, 김시형 산업은행총재, 장명선 외환은행장 등 은행관계자들을 상대로 총력로비를 하던 시기이다.

수사기록에 따르면 정총회장은 일일자금수지상환표를 직접 작성, 주규식(45) 전무에게 주고 주전무가 직원들을 통해 한일은행 대치동지점과 대동은행 삼성동지점에서 현금인출토록 했다.

주전무는 검찰에서 『명절과 연말 또는 정총회장의 후원단체가 주관하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인출한 돈은 마대에 담아 정총회장의 친척인 정분순·선희자매에게 전달됐지만 정확한 사용처는 정총회장만 알 것』이라고 진술했다.<김승일·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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