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불황이 심화되고 있으므로 실업이 늘어나는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하겠다. 그러나 실업이 이례적으로 증폭되고 있는 것뿐만 아니라 실업의 주류가 남성, 고졸이상의 고학력, 20대 연령층으로 형성돼 가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실업문제의 심각성을 시사해 주고있는 것같다.실업현상과 행태를 면밀히 분석, 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한 뒤에 그에 대한 단기 및 중·장기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실업대책은 정부·기업·근로자 등 경제주체들의 삼위일체적인 협동체계가 정착돼야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므로 이에 대해서도 역점이 둬져야 한다.
우선 실업자 66만명, 실업률 3.2% 등 실업의 통계숫자 그 자체는 외국의 그것에 비해 놀라울 것 없다하겠으나 실업자수와 실업률이 각각 87년 이후, 94년 4월이후 처음이거나 최고라는 것은 예사롭지 않은 것이다. 특히 지난 1, 2월 두달 동안의 실업증가가 18만3,000명을 기록, 지난 1년간 증가와 비슷한 격증현상을 나타낸 것은 가공스러운 것이다. 특히 이번의 실업은 그 요인이 경기 침체뿐만 아니라 산업구조조정, 기업경영혁신, 노동시장 여건변화 등 전에 없이 복잡하다는데 특징이 있는 것같다.
우리 경제는 지금 과도기에 있다. 세계 경제의 양대 변혁에 뒤늦지 않게 적응해야 한다. 하나는 국내시장의 개방이고 다른 하나는 범세계적 개방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에서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로 전환해야 된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미 이러한 변혁을 선도, 90년대 이후의 지속적인 안정성장으로 선발 선진경제의 과실을 즐기면서 세계 경제의 정상임을 과시하고 있다. 일본도 뒤늦게 경제 체질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도 역시 미국방식을 따르는 수 밖에 없을 것같다. 실업률이 중화학공업보다는 섬유류, 신발, 완구류 등 경공업제품에서 높은 것은 당연한 추세이고 앞으로 고용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질 것이다. 그러나 중화학부문에서도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철강 등 장치산업에서는 고용의 확대는 기대하기 어렵다. 신규고용은 컴퓨터, 정보통신, 생명공학, 정밀기기 등 첨단산업에서나 창출될 것이다. 이러한 산업들과 벤처기업들이 미국의 경제부활을 주도해 왔다는 것이 이를 실증한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제 벤처기업의 본격적 육성에 나설 것을 밝혔는데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대책을 세워 주요 국책으로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기업으로서는 인력감축에 역점을 둘 것이 아니라 재무구조 개선, 기술개발(R&D)투자, 업종전환 등에 우선을 둬야하고 실업증대의 최소화를 위해 정부와 협력해 해고사원 전직훈련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근로자들도 능력개발 등에 의한 자구책을 세워야 한다. 노조들도 노사협력과 산업평화를 통한 공존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 이것은 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므로 빠를수록 유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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