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겸직 망각 누 끼쳐 죄송김우석/과거 동지들에 얼마씩 지원홍인길31일 한보사건 2차공판에서 정·관계, 금융계 인사들은 변호인 반대신문을 통해 나름대로의 방어논리를 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피고인은 한보의 돈을 받았다는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체로 시인한 만큼 사실관계 해명보다는 다양한 정상론으로 재판부의 「동정」을 구했다.
전 조흥은행장 우찬목 피고인과 전 제일은행장 이철수 피고인은 집안에 닥친 갑작스런 우환을 수뢰동기로 들었다.
우피고인은 『군의관이던 맏아들이 교통사고로 오른팔을 못쓰게 된 것을 비관해 95년 12월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며 『아들을 잊으려 이사를 결심했는데 마침 정태수 피고인으로부터 돈을 받자 이성을 잃고 이사비용에 보태겠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반대신문을 하던 황상현 변호사도 이 대목에서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쳐 법정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이피고인도 『군의관 복무중인 아들이 암에 걸려 현재 의가사 제대를 앞두고 있다』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전 건설부장관 김우석 피고인은 『정피고인으로부터 지역구 관리비 명목으로 돈을 받으면서 잠시 건설부장관을 겸직중이라는 사실을 망각했다』고 책망한뒤 『대통령 각하와 이수성 전 총리 및 국민 여러분께 누를 끼쳐 죄송하다』며 눈물을 떨구었다.
홍인길 피고인은 『한보측으로부터 받은 돈은 과거 동지들과 찾아오는 인사들에게 얼마씩 지원하는 식으로 지출했다』고 말해 개인적 욕심으로 돈을 받지 않았음을 강조했다.<이영태 기자>이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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