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벽산·진로 등은 아예 안뽑기도사상 최악의 취업전쟁이 시작됐다. 주요그룹을 비롯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올해 상반기 신규채용을 적극 억제할 계획이어서 올해 대졸예정자 및 취업희망자들은 유례에 없는 「좁은 문」을 뚫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불황으로 인한 일자리부족현상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은 설비투자를 대폭 줄여 신규인력에 대한 수요가 줄었을뿐 아니라 인건비절감 차원에서도 신규인력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노동법 파동 등이 부채질한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심리를 잠재우기 위해서 명예퇴직 조기퇴직 등을 자제하는 대신 신규채용을 줄이는 쪽으로 불황기 인력수급의 줄기를 잡은 것이다.
주요 대기업의 상반기 채용규모는 지난해의 80%수준. 자금난과 최악의 경영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은 아예 구인에 나설 여유조차 없어 올해 취업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고학력 취업희망자들의 구직난은 국내 경제상황의 악화로 인한 전직실업자의 급증과 함께 일본 유럽 등에서 사회병리현상으로 대두되고 있는 만성실업사태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실업시대」가 개막이 코앞에 닥쳐왔다는 것이다.
올 상반기 20대 그룹 채용규모는 지난해 상반기(8,529명)보다 19%가량 줄어든 6,880명선에 그칠 전망이다. 최근 취업전문업체 (주)리크루트가 자체조사한 자료에서도 30대 그룹 채용규모는 지난해 상반기(9,900여명)의 24%에 불과한 7,500여명으로 나타났다.
주요 그룹별 채용전망은 현대그룹이 지난해 1,200명에서 1,020명으로 채용규모를 줄였으며 LG그룹도 지난해 1,712명에서 올해 1,200명으로, 대우는 지난해 1,492명에서 1,200명으로 신규채용인원을 대폭 줄였다. 소그룹별로 공채를 실시하는 삼성그룹은 자동차소그룹이 추가됐는데도 상반기 채용규모를 지난해 1,100명수준으로 동결했다.
매년 상반기에 공채를 실시해왔던 동아 벽산 진로 등의 그룹은 아예 공채를 하지않기로 했다. 쌍용그룹도 지난해 상반기(400명)보다 신규채용규모를 100여명 줄였고, 한화그룹도 지난해(300명)의 절반수준인 150여명을 채용키로 했다.
전체적 채용규모는 줄어들었지만, 업종에 따라 취업기상도에 명암이 엇갈린다. 정보통신 유통 건설 등 경영실적이 좋거나 신규투자가 늘고있는 일부 업종에서는 채용이 오히려 늘어날 전망이다.<김경화 기자>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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