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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해외전환사채 3천8백만불/국내 3개 은서 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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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보 해외전환사채 3천8백만불/국내 3개 은서 사줬다

입력
1997.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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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 영서 4천5백만불 발행/허가경위·매입과정 특혜 의혹대검 중수부(심재륜 검사장)는 30일 산업·제일·외환은행 등이 자금난에 시달리던 한보철강의 해외전환사채 3천8백여만달러어치를 매입해 준 사실을 새로 밝혀내고 사채 발행과 매입과정의 특혜여부를 수사중이다.

검찰은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이 해외전환사채을 발행할 때 자격을 심사하는 증권감독원 등 관계부처 공무원들과 금융계인사들에게 집중로비를 했을 것으로 보고 한보측과 은행 임직원 등을 소환조사중이다.<관련기사 5·35면>

검찰에 따르면 한보철강은 94년 3월 당시 상공부(현 통상산업부)에 「해외증권발행자금용도 포괄확인신청서」를 내 이 자금으로 도입하려는 시설재가 첨단산업용임을 확인받은뒤 증권감독원의 승인을 얻어 같은 해 6월 대우증권을 주간사로 영국 런던시장에서 4천5백만달러의 무보증 해외전환사채를 발행했다. 그러나 전환사채가 팔리지 않자 한보는 산업·외환·제일은행 등 국내은행에 매입을 요청, 이들 은행 현지법인들이 집중매입했다. 검찰조사결과 외환은행이 9백80만달러, 제일은행이 3백만달러를 매입하는 등 당시 발행된 해외전환사채의 84.9%인 3천8백20만달러를 국내은행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한보철강의 재무상태나 신용도가 좋지 않았는데도 상공부·증권감독원 등이 전환사채 발행을 적극 지원하고 국내은행들이 매입에 나선 것은 정총회장의 로비 때문일 것으로 보고 발행경위를 집중추궁하고 있다. 한보관계자는 검찰에서 『당시 회사 신용도가 떨어진 상태여서 발행이 쉽지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무리없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전환사채는 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의 일종으로 일정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회사의 사업전망과 신용도가 좋아야만 발행할 수 있게 돼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제일은행 3명, 서울·외환·산업은행 각 1명 등 은행의 여신담당 임원·실무자 등 6명을 소환해 한보철강의 사업성과 상환능력을 무시하고 수천억원을 대출해준 경위를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실무자들로부터 『여신심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며, 은행장들의 지시로 대출을 해줬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에 따라 장명선 외환은행장, 이형구 김시형 전·현 산업은행총재 등 1차수사에서 형사처벌을 면한 전·현직 은행장들을 조만간 소환, 조사한뒤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검찰관계자는 그러나 『관련 은행 및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가 이번 주에 집중돼 있어 은행장 소환은 다음주초에나 가능할 것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현철씨 측근인 박태중(38)씨의 카사두손빌라 전 소유주 김의일씨를 조사한 결과 박씨가 빌라를 빼앗았다는 김씨의 주장은 공동소유자들간의 채권채무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자 김씨가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김승일·김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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