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종식후 6곳 서식지 양도/연 5만여명 관광명소 부상냉전 종식으로 각종 무기와 군시설이 사라진 미국내 군사기지들이 야생동물의 천국으로 변하고 있다.
태평양의 미드웨이 공군기지에는 이제 비행기, 헬리콥터 등 각종 전투기의 모습은 간데 없고 제비갈매기 등 16종의 바다새와 38만마리의 레이산 알바트로스의 비상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버지니아주 우드브리지 군기지에는 48년간 오만하게 버티고 섰던 전파탐지시설이 사라지고 대신 부엉이를 비롯한 214종의 새와 들쥐 붉은여우 등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무리지어 살고 있다.
이러한 군기지의 변모는 소련이 붕괴되고 냉전이 종식되면서 나타났다. 미 국방부가 냉전종식 후 군기지를 폐쇄하거나 축소시켜 사용하지 않는 부지를 야생동물보호협회 등 공공단체에 넘겨 야생동물의 서식지나 공원 등으로 활용토록 한 결과 이같은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국방부는 89년부터 올초까지 덴버의 로키군수기지 1만7,000 에이커를 비롯 6개 군기지의 13만8,000 에이커를 야생동물 서식지나 공원부지로 양도했고 2000년까지 메이네의 로링공군기지 4,400에이커 등 8개 군기지의 10만 에이커를 같은 용도로 활용케 할 계획이다.
짧은 기간에 군기지가 야생동물의 천국으로 변한 것은 물론 군기지가 들어선 장소가 본래 야생동물이 서식하기 좋은 우림과 초원 해변 등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시민들의 남다른 노력이 다양한 식물과 동물의 천국으로 만들었다. 군대에서 나온 폐기름과 화학물질 등으로 오염된 상당수의 군기지를 야생동물보호협회와 수천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적극 참여해 오염제거 작업을 한 것이다. 사람들의 출입도 엄격히 통제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각종 오염물질을 배출, 혐오시설로 지적됐던 덴버의 로키군수기지는 이제 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장소가 됐다. 89년 야생동물 서식지로 탈바꿈 한뒤 연간 5만여명이 아름다운 경관과 희귀야생동물을 보기위해 찾고 있는 것이다.<배국남 기자>배국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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