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Frankfurt Rundshau 3월27일자최근 몇달간 북한에 관한 흉보들이 무성하다. 북한을 드나드는 중국인 트럭운전사들은 산더미같은 어린이 시체, 살을 에는 추위에 한 벌의 외투 속에 다닥다닥 붙어앉아 절망 속에서 얼어 죽어가는 어린이들, 몸이 약해 더이상 구걸도 하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보았다고 전한다. 이 소식들 중 상당수가 과장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정권이 붕괴직전에 있다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북한의 고통이 3년간의 흉작과 궁핍 속에서도 개방을 거부하는 정권 때문만은 아니다. 북한은 더이상 파트너가 없다. 중국은 경제·정치적 이유에서 한국과의 관계를 보다 강화하고 있다. 소련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북한은 모든 산업 및 농업시설에 필요한 부품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다.
이런 것들이 북한이 생존위기에 처해 있다는 지표라는 예감은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북한정권의 노선변화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북한은 경제적 자급자족을 표방하는 주체사상과 결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이 아직 아버지의 후계자로 공식 등극하지 못한 것도 이러한 위기상황과 맞물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망명한 황장엽은 북한내부 사정에 대해 이미 많은 것을 얘기했겠지만 한국정부가 여러가지 이유에서 이 정보를 비밀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온갖 억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내의 한가지 분명한 변화는 군부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반드시 군사력의 강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북한정권이 노동법반대 노조파업, 한보사태, 학생시위 등 한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일들을 혁명전야의 상황으로 오판, 군사도발을 통한 개입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대선을 앞두고 한국의 정치인들이 합리적 행동을 보이지 못할 경우 북한의 오판 가능성은 더욱 커질 수도 있다.
북한정권은 주민장악력 측면에서 볼 때 붕괴되기에는 아직 너무 강하다. 스스로를 강하다고 여기는 정권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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