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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해외지사 이용 “돈세탁”/한보 북 제철소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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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해외지사 이용 “돈세탁”/한보 북 제철소 투자

입력
1997.03.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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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근씨 극비방북 계획도한보그룹은 북한 황해제철소에 3백30만달러(29억7천여만원)를 투자하면서 유령 해외지사의 금융계좌를 이용, 돈세탁을 하는 등 자금출처를 철저히 숨기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보는 또 올해 4월 정보근 회장 정한근 부회장이 북한을 극비 방문, 나머지 2백만달러를 북한측에 전달한 뒤 한보의 황해제철소 경영권 참여 기념식도 가질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대검 중수부(심재륜 검사장)와 한보 등에 따르면 한보는 지난해 베네수엘라 철광석가공공장(HBI)에 대한 1천만달러의 해외투자를 허가받은 뒤 국민리스(주)의 보증을 받아 한보철강 명의로 홍콩의 영국계 은행인 차티드은행(Charted Bank)에서 1천만달러를 대출받았다.

한보는 이중 3백30만달러를 빼돌려 한보 말레이시아지사 한보 아시아지사 명의의 금융계좌를 거쳐 한보 싱가포르 현지법인 금융계좌에 입금하는 절차를 거쳤다.

한보는 싱가포르에서 다시 한 차례 돈세탁과정을 거친 뒤 지난해 9월 중국 헤이룽장(흑룡강)성 민족경제개발총공사에 정회장의 고교동창인 유모차장을 보내 3백30만달러를 전달했다. 그러나 한보 말레이시아지사와 한보 아시아지사는 한보그룹 조직에 올라있지 않은 유령회사로 밝혀졌다. 한보의 해외법인과 지사는 한보LA·도쿄(동경)·톈진(천진)·중국·베네수엘라·싱가포르 법인과 유원LA·태국·인도네시아 법인, 한보LA·도쿄·베이징·이슬라마바드·암만·자카르타 지사와 유원 마닐라·모스크바 지사 등 모두 17개 뿐이다.

한보가 북한에 3백30만달러를 전달하는 창구로 이용한 헤이룽장성 민족경제개발총공사는 재중동포가 대표인 중국내 유력기업이다.<이태규·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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