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채널 무시 배경 의혹/4남 한근씨 사법처리 검토/검찰한보그룹이 정부허가를 받지 않고 북한 황해제철소(황해북도 송림시 광량만)의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해 3백30만달러(29억7천여만원)를 밀반출, 북한측에 전달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한보가 공식 채널을 무시하고 대북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배경에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가 95년 베이징(북경) 쌀회담 등을 주도하고 96년 북한 마그네사이트를 한보가 수입, 그 대금을 북한에 쌀을 제공할 미국 카길사에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려져 관련여부가 주목된다.<관련기사 3면>관련기사>
대검 중수부(부장 심재륜 검사장)는 29일 한보가 베네수엘라 철광석 가공공장(HBI·Hot Briquetted Iron)에 대한 해외투자허가금액 1천만달러 가운데 3백30만달러를 전용, 정부 승인없이 북한에 전달한 사실을 확인, 수사중이다. 검찰은 대북투자사업을 주도한 정태수 총회장의 4남 정한근 부회장 등 한보관계자들을 소환, 외국환관리법과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구속된 정총회장과 김종국 전 재정본부장 등을 상대로 대북한 비밀투자가 가능하도록 도와준 정부 고위인사가 있는지 여부 등을 조사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한보는 95년 원자재 공급부족과 전력난으로 정상 가동이 어렵던 북한 황해제철소에 5백30만달러를 투자, 경영권을 인수하는 대북투자사업(일명 NK공작)을 확정, 추진키로 결정했다. 한보는 지난해 9월 싱가포르 현지 법인의 이부장을 중국에 보내 헤이룽장(흑룡강) 민족경제개발공사를 통해 북한에 선철매입대금으로 3백30만달러를 전달했다. 이 돈은 정부가 베네수엘라 HBI공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가한 1천만달러중 일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보는 정부로부터 북한주민접촉·남북협력사업 승인도 받지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보는 그뒤 부도위기로 사업추진이 어렵자 이부장을 중국에 보내 3백30만달러의 회수를 추진했으나 회수여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부장은 25일 귀국, 행방이 묘연한 상태이다. 한보관계자는 『북한 황해제철소 경영권 인수를 위해 3백30만달러를 투자한 것은 사실』이라며 『11일 국회에서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정부회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갖고 전면부인, 일부 공개, 전면공개 등 3가지 대응방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한보는 대북투자사업을 시베리아가스전 개발공사와 연계하려 했다』고 말했다.<김상철·박일근 기자>김상철·박일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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