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원 비판적 시각 문제접근 긍정평가/중복질문·사전준비 부족·무성의 답변 여전국회 한보국정조사특위가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45일간의 대장정중 열흘가량의 초반일정을 마쳤다.
특위는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포철 등 현장조사와 재경원, 해양수산부 등 6개 관련 기관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여야의원들은 이 기간에 한보철강의 공유수면매립 인허가과정, 코렉스공법 설비도입, 특혜대출, 주가조작 등 각종 의혹을 집중 추궁했다.
특위의 초반분위기는 내달 7일부터 열리는 청문회 준비성격탓인지 아직 달아 오르지 못했고, 여야의원들의 조사활동도 기대에 못미쳤다는게 대체적인 평가다.
특위가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 외에 한보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데는 미흡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여야의원들이 비판적인 시각으로 한보문제에 접근한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특위는 국회상임위와 마찬가지로 중복질문, 의원들의 사전준비미흡, 해당기관장의 무성의한 답변 등 문제점도 드러냈다.
의원들의 질의가 주마간산식으로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의원들은 『제한된 시간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중복질문과 준비부족때문인 듯하다. 지난 28일 증권감독원에 대한 조사에서는 한보철강의 전환사채문제를 거론치 않은 의원이 없었을 정도로 중복질문이 많았다.
이와함께 사전준비가 미흡한 여야의원들도 적지 않았다. 철저한 준비로 수감기관을 궁지로 몰아넣는 경우도 있었지만 일부 의원들은 신문만을 참조한듯한 질의로 눈총을 받기도 했다. 또 일부 의원들은 자신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하고, 기관장들에게는 답변조차 못하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 해당 기관장들은 여전히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답변으로 일관해 빈축을 사기도했다. 기관장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시 재직하지 않았다』 『법적 하자가 없다』는 등 질문의 핵심을 피해나가는데 급급했다. 일부 인사는 소관업무도 제대로 파악지 못해 현장에서 서류를 뒤적이는 등 「성의부족」을 드러내기도 했다.
심대평 충남지사의 경우 해외출장을 이유로 특위에 출석하지 않아 여당의원들로부터 정치자금수수설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사기도했다.
특위활동을 지켜본 조사기관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현재까지 각당에서 활약이 돋보인 의원들은 신한국당 맹형규 의원, 국민회의 김원길 의원, 자민련 이양희 의원 등이다. 맹의원은 날카롭고 논리적인 질문으로, 김의원은 전문성과 철저한 준비로, 이의원은 집요한 질의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위는 31일 산업은행을 시작으로 한보에 직접 대출한 은행들에 대한 조사활동을 벌이게 된다. 여야의원들은 청문회전 조사대상중 은행이 특혜 대출의 외압을 직접 밝힐 수 있는 기관으로 보고 철저한 추궁을 벼르고 있다. 여야는 이와함께 내달 7일 첫날에 정태수 한보그룹 총회장을 출석시키는 등 15일까지의 청문회 일정에 합의, 특위의 분위기는 앞으로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권혁범 기자>권혁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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