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금·기업후원 줄어 재정난 허덕/비디오홍역 경실련 월급도 못줘/특산품 판매 등 자구책 마련 부심시민·사회운동단체들이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불황의 여파로 회원성금도 잘 모이지 않고 기업체 후원도 줄었다. 경실련의 김현철씨 비디오테이프 은폐사건으로 시민운동 위기설까지 나돌고 있다.
대다수 시민·사회단체의 개인회원 회비납부율은 절반을 넘지 못하고 있다. 타격이 제일 심각한 곳은 조직규모가 큰 경실련. 계속된 재정난으로 상근 근무자 60여명에게 지난해 12월과 올해 3월 등 2개월분 월급을 주지 못했다. 현철씨 비디오테이프 은폐사건으로 도덕성까지 실추되는 어려움을 겪은 경실련은 전체 회원 2만5천여명중 회비 납부자가 30%에 불과하다.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충당해 온 기업체들도 불황이 계속되자 행사 협찬이나 후원금 내기를 꺼리고 있다. H그룹 홍보실 김모(37)과장은 『비용절감차원에서 각종 외부지원을 대폭 줄이고 있다』며 『시민단체에 대한 지원은 거의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민·사회단체도 사정은 마찬가지. 공식적으로 기업체 후원금을 일절받지 않는 참여민주사회시민연대도 회비납부율이 30∼40%밖에 되지 않는다. 녹색연합도 회원 1만5천여명중 40%가량만 고정적으로 회비를 내고 있다. 20∼30대 회원이 대부분인 청년정보센터는 자체 발행하는 월간지 광고를 통해 기업체 후원을 받았는데 광고를 약속한 삼미그룹의 부도로 광고가 끊겼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시민운동의 순수성 확보를 위해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재정난이 계속되자 시민·사회단체들은 회원관리전담팀을 구성하고 자동이체납부를 권장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또 지역특산품 판매 등 수익사업을 벌이거나 연구용역 수주사업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경실련은 회원들에게 비디오테이프 은폐사건을 일일이 해명, 회원이탈을 막고 있다.
한 경실련간부는 『한번도 월급날을 걱정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며 『사태의 파장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사회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시민운동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아져야 한다』고 말했다.<정진황 기자>정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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