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동정석모씨 지난주 회동에 촉각『내각제를 하는게 김영삼 대통령에게 좋다고 말씀 드리시오. 깊이 생각하셔서 6월 이전까지만 답하시면 된다고 전하시오』
자민련 김종필 총재가 지난달 신한국당의 한 고위당직자에게 전한 말이다. 이에대해 김대통령이 어떤 대답을 전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신저 역할을 맡은 고위당직자나 김종필 총재 주변인사들도 『대통령이 아직은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이 26일 내각제 개헌불가를 천명한대로 여권방침은 내각제 불가로 굳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서도 권력구조개편을 시도하는 움직임은 끊이질 않고있다. 특히 권력집중을 비판해온 신한국당의 이한동 고문이 자민련의 정석모 부총재를 지난 주말 회동, 관심을 끌고있다. 이고문이 『내각제는 장기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하고 있고, 정부총재도 『이고문의 생각이 내각제까지는 가 있지 않더라』고 전했다.
하지만 신한국당과 자민련 중진들간에 접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고문측은 회동 자체를 부인하고 정부총재는 『의미있는 논의는 없었다』고 말하지만 실제 내밀한 얘기가 오갔을 수도 있다. 특히 이고문이 평소 『JP와도 만날 수 있다』고 말해온 점으로 미루어 JP-이고문의 회동일자가 잡혔을 수도 있다. 이 회동 이후 이고문이 권력구조개편에 대해 상당히 진전된 언급을 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외에도 이미 알려진대로 김수한 국회의장이 지난 15일께 김종필 총재, 정석모 부총재를 만났다. 김의장은 또 23일에는 자민련 이정무 총무와 골프회동을 한뒤 다음날인 24일 김대통령과 독대했다. 또 신경식 정무1장관도 김총재 자택을 가끔 방문한다. 자민련 김용환 사무총장 이동복 총재비서실장 이긍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도 개인적 차원에서 여권 인사들과 수시로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만나는 인사들중에는 권력구조개편론을 주창한 이홍구 고문, 국민회의 핵심인사들도 포함돼 있다.
따라서 김대통령이 내각제 개헌불가를 고수, 일단 개헌론이 잠복하는 분위기이지만 정가 뒤안길에서 내각제는 여전히 살아있다. 특히 자민련은 조심스럽지만 적극적으로 여권인사들을 공략하고 있다. 그 결과가 성과를 거둘지는 속단하기 어렵지만, 향후정국에 끊임없이 변수를 던지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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