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The Nation 3월26일자김영삼 대통령은 자신의 정부도 그가 일소하겠다고 맹세했던 부패에 연루됨으로써 민주개혁에의 국가적 희망에서 레임덕에 직면한 지도자로 전락했다. 그의 취임 당시 78.4%의 국민은 「깨끗한 정부, 활력있는 경제성장,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공약의 열렬한 지지자들이었다. 그러나 이제 많은 국민은 그 공약들 중 아무것도 실현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기업도산 사건을 둘러싼 비리 스캔들에는 이미 재판에 회부된 대통령의 최고위 측근들뿐 아니라 그의 아들까지 연루되어 있다고 전해졌다. 김대통령이 직접 연루되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한보게이트」는 이미 흔들리기 시작한 그의 「깨끗한 이미지」에 대한 신뢰도에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다. 선진국으로의 발전을 이끌 정부의 능력을 의심케 하는 지난해 극도의 경제부진 또한 그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해고조건을 제한하도록 보완된 노동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노동법파동으로 김대통령의 민주개혁가로서의 이미지는 적잖게 손상됐다. 현재 대부분의 국민은 김대통령 당선 직후 그들이 보냈던 「과거청산 및 정치제도의 정화」에 대한 열정적 지지를 기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선거를 9개월도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인기없는 레임덕 대통령 신세가 되어버린 그의 임기는 98년 2월에 끝난다. 그러나 그는 전임자 누구도 감히 실천하지 못했던 여러 개혁을 과감하게 실행에 옮긴데 대해 여전히 높은 점수를 받을만하다. 당장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그의 국정의도는 여전히 훌륭한 것으로 남아있다. 김대통령에게는 수렁에 빠진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전력을 경주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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