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부장 “정 총회장은 개전의 정 전혀없어”검찰이 27일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의 3남 정보근 회장을 구속하고 정씨 일가의 재산을 동결, 환수키로 함에 따라 며칠째 소강상태를 보이던 검찰수사가 갑자기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심재륜 중수부장은 하오 3시 수사브리핑이 시작되자 마자 『보도자료를 배포할 게 있다』며 미리 준비한 자료를 돌렸다. 수사발표때 말고는 일절 자료를 내지않는 중수부의 관행을 뒤엎은 것이다.
검찰은 발표에 앞서 1차 수사때부터 정씨 일가의 재산추적을 맡았던 노관규(서울지검 북부지청 소속) 검사가 수사팀과 며칠동안 밤을 새워가며 정씨의 재산내역을 최종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 과정에서 정씨측 변호인을 통해 정씨 재산관련 자료들을 넘겨받았다는 후문이다.
○…검찰이 정총회장 일가에 대해 이같은 초강경 초치를 취한데는 정총회장의 「뻔뻔스런 태도」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중수부장도 배경설명에서 『정씨가 개전의 정이 전혀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중수부장은 또 정총회장에 대해 『관을 봐야 눈물을 흘릴 사람』이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정씨 일가의 추징가능 세액을 발표하면서 국세청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을까 무척 신경을 써 눈길을 끌었다. 심중수부장은 기자들이 『국세청은 그동안 탈세 사실을 몰랐나』라고 묻자 『수사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내용은 국세청에 통보해 세금을 물리면 된다. 국세청의 잘못이 있는 것처럼 부각시키지 말아달라』고 주문했다.
○…검찰은 정보근 회장을 구속할지를 두고 고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집행의 관행이나 사회정서상 부자를 함께 구속하는 것이 너무 가혹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
그러나 검찰은 이번 사건의 사회적 해악이 너무 큰데다, 악덕기업주가 재기할 여지를 없애기 위해서는 정회장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검찰은 82년 이철희·장영자사건때 이들 부부가, 95년 덕산그룹 부도사건때 정애리시씨와 박성섭씨 모자가 각각 함께 구속된 적이 있음을 강조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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